“코로나 봉쇄 中 폭스콘 공장서 근로자 탈출 행렬”
로이터, 폭스콘 근로자 짐 싸들고 고속도로 따라 걸어가
근로자 이탈 애플 신제품 아이폰14 생산차질 불가피할듯
친양·위저우 등 정저우 인근 도시 코로나 유입될까 우려
세계 최대의 애플 아이폰 생산기지인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의 폭스콘 공장 근로자들이 당국 조치에 불복하며 ‘집단 탈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당국이 뒤늦게 안전한 귀가 등을 보장했지만 근로자들은 안전보다 바이러스 전파 및 유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와 더우인(抖音·중국판 틱톡) 등 중국 소셜미디어(SNS)에 등에선 폭스콘 정저우 공장을 탈출한 직원이 짐과 이불 등을 들고 고속도로를 따라 걷거나 밀밭을 가로질러 움직이는 영상 및 사진 등이 올라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앞서 이날 "폭스콘 정저우 공장을 탈출해 고향까지 걸어가기로 한 노동자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속속 올라오고 있으며 인근 주민들이 이들을 위해 물과 식량, 옷을 나눠주는 모습도 담겼다"고 전했다. 한 폭스콘 노동자는 SCMP에 지난 며칠간 공장단지 내에서 감염자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관리자는 감염자를 신속히 다른 노동자들과 분리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폭스콘 정저우 공장에는 30만 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지만 지난 2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봉쇄에 들어갔다. 이후 봉쇄조치가 강화되고 장기화하자 공장 내부에서 식량과 의약품이 부족해지면서 최소 수백에서 최대 수만 명의 직원이 ‘도망’을 선택한 것이다. 근로자들은 그간 공장 내 기숙사에서 격리된 상태에서 아이폰을 생산해 왔는데, 근로자 이탈로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4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인근 주민들은 이들을 돕기 위해 도로 근처에 물병이나 식량 등을 놓아두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폭스콘 공장 직원들을 위해’라는 문구를 적어놓은 사진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도보로 200㎞ 떨어진 집까지 걷고 있던 한 근로자는 FT에 “폭스콘은 인간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고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공장에 남아 있는 한 직원은 “본가가 멀어 엄두를 못 낼 뿐 공장 생활이 좋아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폭스콘 측은 상황이 악화되자 귀향을 원하는 근로자에게 버스 등 교통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31일 중국매체 펑파이(澎湃)신문 등에 따르면 폭스콘 측은 전날 오후 귀향을 원하는 노동자에게 버스 등의 교통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공지했다.
폭스콘 측은 공장을 떠나려는 근로자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차량과 지원 인력을 마련,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귀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장 내 7곳에 버스 정류장을 마련했으며 순차적으로 버스 등 교통편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폭스콘 측은 그러면서 지방정부의 방역조치를 계속 시행할 것이며 공장에 남는 근로자들에게 핵산 검사를 매일 실시하겠다고 안내했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근로자가 공장을 떠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공장 내부에는 30만명의 근로자들이 사실상 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적지않은 근로자들이 폭스콘 공장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애플 신형 아이폰14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정저우 인근 도시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입될까 봐 이들의 귀향을 꺼리는 눈치다. 로이터는 "정저우 인근 도시들이 정저우 폭스콘 공장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오려는 노동자들을 향해 귀향하기 전 당국에 보고를 해달라고 촉구했다"며 "이들 도시는 코로나19가 타격한 정저우에서 고향으로 돌아올 노동자들이 바이러스를 전파할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친양(沁陽), 위저우(禹州), 창거(長葛) 등 정저우 인근 도시들은 29일 밤 SNS 계정을 통해 폭스콘 노동자들이 도착하면 미리 준비된 차량을 통해 이동시키고 고향에 도착하면 격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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