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어·조개 등 생태 되살아난 금호강... "토건사업 안돼"
[정수근 기자]
▲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대위 대표 및 집행위원과 활동가들이 금호강 팔현습지 현장답사에 나섰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팔현습지 현장답사에 나선 환경단체 활동가들
▲ 공사 계획 간략 노선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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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길 간단 노선 설명. 저 생태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무제부 구간에 길을 내겠다는 환경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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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업계획의 주된 내용은 고모1제와 고모2제의 제방 확장사업과 산지로 구성돼 있어서 제방이 필요없는 곳(무제부) 앞으로 교량식 자전거도로를 내는 것이다. 즉 제방 마루의 폭을 현 5미터에서 7미터까지 넓히는 초대형 슈퍼 제방을 만들겠다는 것이고, 산과 강이 연결된, 즉 생태적으로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공간에다가 그 앞으로 길을 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이미 튼튼히 만들어져 있는 제방을 꼭 보강하고 넓힐 필요가 있느냐, 설혹 홍수가 나봐야 민가도 거의 없는 곳이라 피해도 크게 없다"란 것이고, "야생동물들이 깃들어 살고 있는 생태적으로 아주 중요하고 민감한 공간으로 꼭 탐방로를 내어야 하겠냐"는 것이다. "이런 사업을 환경부가 나서서 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설명이었다.
차량 통행만 제한하면 별도 슈퍼 제방 조성 필요 없어
▲ 이미 잘 닦여진 제방길 위로 차량이 통행하고 있다. 산책하는 사람들과 자전거 때문이라도 차량 통행은 제한되어아 한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 이미 제방 폭 5미터라 충분하다. 이 길을 7미터까지 확장하겠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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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제방에 오르자 벌써 많은 이들이 산책을 나와 걷고 있고, 자전거를 탄 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뒤를 승용차가 한 대 지나간다. 그랬다. 이 제방은 차량 통행을 허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자전거들이 달리는 와중에 차량까지 지나다니게 만들어놓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는데 차량이 오면 그 차량을 피해 걸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민원이 발생할 만한 상황으로 보였다. 산책로를 만들어달라는 일부 민원은 그렇게 해서 들어오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민원에 부응하고자 환경부는 제방길을 넓히겠다는 계획이고 말이다.
그러나 활동가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꼭 수백억을 예산을 들여 제방을 넓히지 않고도 그런 민원을 해결할 방법은 있다고 한다. '금호강 공대위' 박호석 대표는 말한다.
"차량 통행을 제한하면 간단히 해결될 일이다. 많은 차들이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길이 이 길뿐인 것도 아닌데, 굳이 차량 통행을 허용할 이유가 없다. 차량 통행만 별도로 제한하면 굳이 수백억의 예산을 들여 제방 길을 넓힐 필요도 없고 산책로를 만들 이유도 없다."
새로 길 내겠다는 환경부... 그게 최선일까
▲ 수성구청에서 넓은 초지들을 없애고 꽃밭을 조성해뒀다. 이것은 저 안쪽으로 계속해서 연장되고 있었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전국 하천에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는 파크골프장이, 생태적으로 중요한 이 습지에 들어선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 정원은 안쪽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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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일대는 산과 강이 연결돼 생태적으로 아주 민감하고 중요한 공간이란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야생동물들은 산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물을 마시기 위해서 반드시 강을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이 일대는 생태적으로 아주 중요할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야생의 길목인 셈이다.
▲ 산과 아름드리 왕버들과 강이 만나 마치 비밀의 정원을 만들어놓은 것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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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안쪽으로 들어가보았다. 꽃밭이 끝이 나고 그나마 남은 야생의 영역이 시작되었다. 초지가 있고 그 뒤로 아름드리 나무들도 보인다. 가장 안쪽에 이르자 마치 작은 정글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숲이 훌륭했다. 이승렬 의장이 다시 탄식하듯 낮은 목소리로 내뱉는다.
"여기 정말 환상적이네, 이런 곳이 있었다니. 그런데 이런 곳에 길을 내겠다니 정말 말이 안 되는 짓을 벌이고 있구만, 이 나라 환경부가."
▲ 어른 주먹 만한 조개들이 지천으로 널렸다. 강바닥 생태계가 훌륭히 되살아났다는 증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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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으로 너무나 완벽한 모습이었다. 이런 곳에 저전거도로라니. 생태를 전혀 모르는 이들이 봐도 이건 너무 심하다 싶었다. 이런 사업을 환경부가 나서서 하겠다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 강 가장자리를 따라 팔현습지로 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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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천숲과 강이 조화롭게 만나 어우러진 팔현습지를 공대위 활동가들이 둘러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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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습지 한가운데 교량이 하나 놓여 있었다. 교량엔 많은 사람들과 자전거들이 오가고 있다. 바로 맞은 편인 동촌에서 이곳 수성구 팔현습지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을 동구청에서 몇해 전 내어준 것이다.
이 교량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편리한 길일 수 있지만, 야생의 입장에선 큰 교란 행위가 생겨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조용하던 곳에 사람이 갑자기 많이 드나든다는 것은, 야생동물들에겐 스트레스 요인일 뿐이기 때문이다.
▲ 동구 방촌 마을과 수성구 팔현습지를 잇는 교량. 자전거들은 이 교량을 이용해서 잘 다니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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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지나친 욕심이다. 이미 (인간 편의 시설이) 너무나 잘 조성되어 있고 이미 충분한 장소다. 여기에 더이상 인간 중심에서 시작되는 토건 사업을 하는 것은 반대한다. 이곳은 새들과 조개류와 물살이들과 사람들이 지금 이대로 공존을 존중하면 좋을 곳이다."
▲ 수많은 물고기들이 마치 시위라도 하는 듯 올라오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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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4대강을 재자연화하는 것에 관심이 많으며 우리 강의 회생과 복원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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