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홍콩 등 각국 핼러윈 기간 경비 강화

日 정부, 스크램블 교차로 등 경찰 배치
홍콩, 좁고 경사로 많은 린콰이펑에 대규모 경찰 파견
美 각 주, 핼러윈 기간 일부 거리 차량 운행금지도

대규모 압사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경찰들이 31일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중국과 일본 등 각국에서 핼러윈 축제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은 핼러윈 당일인 31일에 경찰관 약 350명을 시부야에 배치했다.

시부야의 명소로 3000명이 지날 수 있는 대형 횡단보도인 스크램블 교차로에서는 황색 테이프를 든 경찰관이 일렬로 서서 인파가 차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유도했다. 경찰은 차량에 올라가 사람들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지 않도록 호소하면서 질서를 유지했다.

일본 경시청 관계자는 "서울 이태원 사고를 참고해 좁은 뒷골목에 사람이 몰리지 않도록 중점적으로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에서는 2001년 7월 아카시 시에서 불꽃놀이를 보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11명이 사망하고 247명이 다쳤다. 일본은 이를 계기로 2005년 '혼잡 경비'라는 법조항을 만들었다.

홍콩도 이른바 '홍콩판 이태원'으로 불리는 란콰이퐁에서 핼러윈 기간 통제를 강화했다.

성도일보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당국은 란콰이퐁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규모 경찰 인력을 파견해 통제를 실시했다.

이날 경찰은 인파가 지나치게 많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골목에 진입하는 인원을 제한하고, 주변 지하철역을 임시 폐쇄하는 등 조취를 취했다.

란콰이퐁 지역은 구불구불하고 좁은 경사로, 많은 계단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1993년 새해 전야제를 맞이하며 인파가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 21명이 사망하고 63명이 다쳤다. 이후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것을 막는 통제 대응책이 실행되고 있다.

미국은 핼러윈 기간 교통사고가 등 사고를 방지하고자 '차 없는 거리'를 운용하는 곳이 늘고 있다.

미국 뉴욕시는 이번 핼러윈 기간 100곳의 거리에 교통을 제한한다. 앞서 2017년 핼러윈 기간에 한 트럭이 자전거도로를 덮치며 8명이 사망한 사건으로 퍼레이드 등 행사 시 경찰 배치를 대폭 확대했다.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시는 올해 핼러윈 기간 2마일(약 3.2km) 구간에 자동차 진입을 차단한다. 다른 일부 주들도 도심 일부 거리에 차량 운행을 금지했다.

미국 법무부는 대규모 행사가 있기 12∼18개월 전부터 경비 계획을 세우도록 권고한다. 특히 미 방화협회가 마련한 '인명 안전코드(NFPA 101)'가 보편적 안전 기준으로 여겨지는데 대규모 군중이 밀집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압사 사고 등에 대한 대비 규정도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