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차를 타든, 전기차를 타든 운전은 즐거워야 한다"
콤팩트 SUV 첫 순수전기차 iX1 최근 생산 시작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신형 X1 디젤이나 가솔린 모델, 혹은 전기차 iX1까지 운전자가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어떤 엔진인지 상관없이 주행의 즐거움을 계속 유지해야 하니까요."
토비아스 헤가 BMW 콤팩트카 프로덕트 매니저(사진)는 새로 개발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1과 iX1을 비교해달라는 한국 취재진 요청에 이렇게 답했다. 신형 X1은 7년 만에 나온 3세대 완전변경 신차, iX1은 아예 기존에 없던 첫 순수전기차다.
각자의 필요나 선호도에 따라 다른 동력원을 쓰는 차를 고를 수는 있어도 BMW 브랜드를 향유하는 만큼, 운전하는 ‘맛’은 매한가지라는 점을 강조하는 듯했다. BMW는 전기차 전용모델이 일부 있으나 기본적으로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뚜렷한 경계를 두지 않는 쪽으로 전동화 전략을 짰다. 차량 외관 디자인을 크게 차이 나지 않게 하는 점이나 최종 조립라인에서 내연기관·전기차 혼류생산이 가능하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BMW 대부분의 모델이 본고장 독일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팔리는 것과 달리 X1은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 그만큼 차량 자체의 상품성을 가다듬는 데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현재 판매 중인 2세대 모델도 직전 1세대보다 커졌다는 평을 들었는데, 이번에 조금 더 커졌다. 국내에선 다소 작은 차라는 인상이 있으나 현지에선 패밀리카로도 많이 쓰인다고 한다.
헤가 매니저는 "중국 시장 영향을 받으면서 전반적으로 커졌는데 다소 특수한 상황인 건 맞다"라면서 "마냥 커지는 게 정답이 아닌 만큼 이러한 추세가 계속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iX1에는 64.7㎾h 리튬이온배터리가 차체 아래쪽으로 들어간다. 충전은 10%에서 80%까지 29분(추정치, 이하 동일)만에 가능하며, 10분 충전으로 120㎞ 주행이 가능하다. 한 번 충전으로 주행가능거리는 413~438㎞ 수준이다.
이 차는 BMW그룹이 추진 중인 지속가능성 전략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회사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현 수준보다 4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행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없는 전기차를 만들거나 적은 연료로도 긴 거리를 가도록 연비를 좋게 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원재료 조달과정은 물론 수많은 공급망이 얽힌 생산과정 전반에서 뿜어내는 탄소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개발단계부터 원자재 조달, 생산, 사용, 사후 재활용 등 이른바 자동차의 생애 전주기(LCA)에 걸친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걸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 것도 어느 한 두 분야의 일만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회사에 따르면 iX1의 수명 전 주기에 걸친 지구온난화지수는 내연기관 X1 엔트리급 모델과 비교하면 30%가량 낮다. 차량을 충전할 때 재생에너지를 쓴다면 최대 60%까지 낮아진다고 한다.
여기에 배터리셀이나 X1을 포함한 각종 부품을 만들 때 수력 등 환경친화적인 방식으로 만든 전기 비중을 늘리는 한편 재활용 원자재 비중을 점차 높이기로 했다. 현재 이 회사가 만드는 완성차에 들어가는 재활용·재사용 소재는 평균 30% 수준인데, 이를 앞으로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신형 X1 주조에 들어가는 2차(재사용) 알루미늄은 70%에 육박한다고 한다. 차량 보닛이나 강판의 경우 폐차 후에도 수거하기 쉽도록 기초 설계단계 때부터 재활용을 염두에 둔다.
내연기관에서 내로라하는 실력을 갖췄지만 BMW 역사에서 전기차 등장시기는 상당히 빠르다. 순수전기차 개념이 낯설었던 2013년 i3를 내놓은 것은 물론 그보다 40여년 앞선 1972년 뮌헨올림픽 당시 마라톤 경기 페이스카로 전기차를 선보인 적이 있다. iX1은 올해 7월부터 독일 레겐스부르크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 이르면 올 연말부터 고객 인도를 앞두고 있다. 국내엔 내년 상반기 신형 X1이 출시될 때 같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레겐스부르크(독일)=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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