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학생입니다, 요즘 강의실에는 '이게' 필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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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섭 기자]
"여러분, 지금 파일 올렸으니까 패드에 내려받아 보세요."
최근 대학 강의실에 가면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다. 코로나가 점점 잦아들고 대면 강의가 많아지면서 어수선하고 텅 비어 있던 대학교의 모습이 활기를 띠게 되었다.
2022년도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대면 수업이 진행되었다. 오랜만에 가본 대학 강의실의 모습은 그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2019년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 학생들은 노트와 필기구를 가져와 교수님의 강의를 직접 손으로 적으며 수업을 들었다.
2022년 현재 대부분 학생은 패드와 그에 딸린 펜만 가지고 수업에 참여한다. 복학생이었던 나는 한순간에 바뀐 강의실 풍경에 혼란스러웠다. 처음 비대면 수업을 마주했을 때도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모두가 바뀐 상황에 적응한 듯 보였다. 나는 변화한 시대에 맞춰 나가야 했다.
패드를 사용하는 친구들과 동기들에게 물어보며 사용법을 익혔고, 적응해 나갔다. 직접 해보니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내가 직접 노력해보고 경험해보니 패드에 익숙해졌고, 모두가 이렇게 사용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 '패드' 하나만으로 책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었고, 단 하나의 전자기기로 많은 전공, 교양서적, 프린트물을 대체할 수 있었다. |
ⓒ 최은경 |
패드와 연결해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손으로 필기할 때보다 훨씬 빠르게 받아 적을 수 있었고, 오타도 빠르게 수정할 수 있어서 수업을 따라가기 편리하였다. 가지고 다니면서 키보드로 간단한 문서작성도 가능해 무거운 노트북보다 사용하기 좋았다.
수학이나 물리와 같이 수식과 계산이 필요한 수업은 전용 전자식 스타일러스 펜을 이용해 받아적으면서 이것을 치기 어려운 키보드의 단점을 그려가며 보완해 나갈 수 있었다. 펜을 이용해 주어진 PDF 파일에 밑줄을 치거나 추가적인 설명을 적을 수 있는 일반적인 필기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색깔도 바꿔가며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에 차등을 두어 분류할 수도 있었다.
수업 중 궁금한 부분이 생기거나 모르는 점이 생길 때 수업의 흐름을 끊지 않고 웹서핑으로 도움을 받아 해결할 수도 있었다. 수업 간 파일 정리도 쉬워 잘 관리하여 나중에 공부할 때도 편리하게 페이지를 넘기며 볼 수 있었다. 수많은 페이지 속에서 '찾기' 기능으로 내가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핵심만 골라서 찾아낼 수 있었다.
인터넷 강의를 들을 때에도 '멀티 윈도우' 기능으로 수업과 필기를 한 화면에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인터넷 강의와 대면 강의 각각의 용도에 맞춰 빠르게 적용해 나갈 수 있는 다양성이 좋았다.
결국에 '패드' 하나만으로 책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었고, 단 하나의 전자기기로 많은 전공, 교양서적, 프린트물을 대체할 수 있었다. 패드 자체로 종이를 하나도 쓰지 않는 전자책이 된 것이다.
무겁게 많은 책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었고, 그 자체로 종이를 소비하지 않으니 친환경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이렇게나마 환경파괴를 지연시키고 지구를 지키는데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었다.
너무 기대했던 걸까?
하지만 패드의 단점도 있다. PC의 마우스 역할을 하는 완벽한 대체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마우스로 해야 하는 기능을 키보드로 작업할 때 불편한 점이 있었다. PC에서 사용하는 앱을 패드에서 같은 환경으로 사용하는 상황에도 일부 단축키나 앱 고유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때가 있었다. 대체로 고용량 앱의 경우 패드에 적용되는 OS와 호환되지 않거나 칩셋(메인보드의 핵심)이 맞지 않아 사용할 수 없었다.
그것과 다른 문제로 인터넷에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는 기기인 만큼 수업 시간에 다른 길로 새기 쉬웠다. 인터넷으로 카카오톡과 DM이 연동되어 있어 실시간으로 다른 사람들의 소식이 알림으로 뜬다. 그렇게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SNS에 들어가서 연락하다 보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놓치게 된다.
다른 사례로 자신이 갖고 싶었던 한정판 제품이 판매된다는 알림을 받아 참지 못하고 쇼핑 사이트에 들어가 보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것도 보았다. 순간 잘못 누른 게임 아이콘에 조금만 둘러보려다가 계속하게 되는 경우도 보았다. 잠깐 동영상을 보려다가 알고리즘에 뜬 연관 영상들을 보며 시간을 보내게 되는 상황도 보았다.
강의할 때 공부하는 자세와 앞서 언급한 행동들이 앞에서 보았을 때 차이가 없어 교수님 중 패드를 가지고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좋아하지 않는 분도 있었다. 하지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적 문제는 시간이 흐르며 점차 고쳐지고 있다.
패드는 고용량 앱을 버티는 고사양으로 변화하였고 다양해진 앱에 따른 최적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근미래에 이런 문제는 고쳐질 것이라 본다. 패드의 인터넷 연결 문제에 있어서 나는 이것이 본인을 얼마나 잘 제어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고 패드 자체의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알림창에서 보이는 유혹을 잘 견뎌내는 것은 본인의 인내심이다. 반대로 인터넷을 자신에 맞춰 이용해 활용하면 나를 발전하는 것에 도움과 기회를 줄 것이다.
익숙했던 것의 낯선 면모
패드의 무한한 가능성을 본 나는 그것이 가진 특성을 알아보았다. 공부할 때뿐만 아니라 취미와 취향 더 나아가서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업을 하기 힘든 구조인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화면이 큰 특성을 가진 패드에 넘기면 자세하게 확대해 보며 미세한 조정을 할 수 있다. 펜을 이용해 그 위에 덧대어 스케치를 할 수 있고 전문적인 그래픽 장비를 사용한 것처럼 비슷하게 표현할 수 있다. 그렇게 그것의 구조적 특성을 활용하여 나만의 그림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이렇게 사용할 수 있다.
음악 관련 앱들도 많이 나와 있는데 여러 악기를 동시에 연주할 수 있고 각자 악기의 선율을 그래픽으로 표현된 이퀄라이저로 활용하여 조정할 수 있다. 세밀하게 악보를 짜서 자동으로 연주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게 간단한 작곡이나 악보를 뽑아낼 수 있다.
이외의 많은 분야에도 컴퓨터로 할 수밖에 없는 무거운 작업이나 활동들이 소형화되고 경량화된 패드에서도 점차 가능해지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인터넷의 발달로 세계에서 들려오는 모든 소식들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사회에서 기술의 발전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떠돌아다니는 정보를 조합해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고 이곳저곳의 기술을 융합해 신기술을 만들어낸다.
앞서 소개한 패드가 그 예시로 초기에 나에게 편의를 주었던 기기들이 어느새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이런 경향이 시간이 지날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사회는 이전과 다르게 정체되어 있지 않고 더 멀리 더 빠르게 나아갈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우리를 편리하게 만들고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 변화에 맞춰 우리는 들어오는 신기술을 받아들이고 나를 발전하는 방법으로 이용해 나가야 한다. 우리가 패드를 '코로나'라는 특이점으로 받아들인 것처럼 4차 산업혁명이라는 특이점에 도달한 지금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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