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곡물협상 중단…연말 물가 상승 우려에 정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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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곡물수출협정 연장 논의를 중단하면서 국제 곡물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이날 러시아가 곡물협정 중단을 선언함으로써 다시 한번 세계 농산물가격 급등이 불가피해졌다.
실제 러시아가 곡물수출협정 불참을 선언한 다음 날 세계 선물시장에서 밀 가격이 7% 넘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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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밀·옥수수 수출량 세계 3·4위
협상 중단 발표 이튿날 밀값 7% 급등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곡물수출협정 연장 논의를 중단하면서 국제 곡물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향후 협상 재개 여부를 지켜보면서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러시아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크롬반도 세베스토폴 흑해함대 소속 군함이 파괴됐다며 우크라이나와 곡물운송 협정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공식 성명을 내고 “영국 군사전문가들이 이끈 우크라이나군 행동으로 인해 민간 수출 선박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됐다”며 “세바스토폴에서 발생한 테러로 인해 30일부터 흑해 곡물수출 협상 참여를 무기한 중단한다”고 말했다.
곡물협정은 지난 7월 유엔(UN)과 튀르키예 중재로 흑해를 지나는 곡물 수출 선박 안전을 내달 19일까지 한시적으로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주요 곡물 수출국 가운데 하나다. 밀과 옥수수 수출량은 각각 세계 4위와 3위를 차지한다. 해바라기유는 세계 시장 점유율이 55%에 달해 최대 생산국이다.
UN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침공이 미치는 여파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세계 식량안보에 즉각적이고 가장 위험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1300만명 이상 식량안보가 위험에 처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전쟁 이후 치솟던 세계 곡물가격은 7월 협정 체결 이후 다소 안정세를 보여왔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곡물협정 체결 이후인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수출한 농산물은 약 850만t에 달한다.
우크라이나 인프라부는 지난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데사의 항구들을 통해 지난 8월 1일부터 선박 380척이 아프리카·유럽·아시아 국가들로 농산물 850만t을 수출했다”고 밝혔다.
2개월여 동안 850만t 농산물이 시장에 풀리면서 국제 곡물 가격은 크게 하락했다. 밀은 5월 고점대비 30%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러시아가 곡물협정 중단을 선언함으로써 다시 한번 세계 농산물가격 급등이 불가피해졌다.
실제 러시아가 곡물수출협정 불참을 선언한 다음 날 세계 선물시장에서 밀 가격이 7% 넘게 뛰었다. 3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밀 가격은 이전 종가보다 7.7% 오른 부셸(곡물 등의 중량 단위)당 8.932달러에 거래됐다. 옥수수는 이전 종가대비 2.8%, 콩기름은 2% 올랐다.
그동안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온 우리 정부는 일단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단은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아직 러시아가 협상은 계속하겠다는 뜻을 전달하고 있어서 수일 내 실제 접촉(협상)이 이뤄질지 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곡물 가격 인상도 시차가 있으니까 국내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예의주시하는 단계”라며 “상황을 보면서 변화 정도에 따라 필요하면 즉각 대응하는 방식으로 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곡물수출협정 중단이 국내 물가 상승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당장의 충격은 없는 만큼 국제 정세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고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장기적 차원에서 곡물 수입 다변화와 식량자급률 제고도 언급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쌀 경우 가루쌀(분질미)로 밀을 대체하는 방안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당장은 어렵겠지만 시나리오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 등과 A, B, C 여러 방안을 준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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