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압박’을 딛고 에이스가 나선다...김광현, KS 1차전 출격

차승윤 2022. 10. 3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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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잠실야구장 SSG - 두산의 경기. 1회말 SSG 선발 김광현이 투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SSG 랜더스가 12년 만의 통합 우승을 향해 첫 걸음을 딛는다. 선봉장으로 나선 건 당연히 에이스 김광현(34)이다.

김원형 SSG 감독은 31일 인천 문학종합경기장 그랜드 오스티엄 CMCC홀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미디어데이에서 시리즈 1차전 선발로 김광현을 예고했다.

김광현은 팀의 살아있는 역사다. 신인이던 2007년, 0승 2패로 시리즈 분위기가 넘어갔던 한국시리즈(KS) 3차전 등판해 당시 리그 최고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와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이듬해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와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2010년과 2018년 KS에서는 시리즈 마지막 투수로 나서 팀 우승을 자신의 힘으로 마무리했다. SK 와이번스(SSG의 전신)의 첫 우승, 첫 MVP, 첫 100승, 첫 메이저리그(MLB) 진출까지 모두 그가 이뤄낸 팀의 역사들이다.

에이스 김광현은 올 시즌에도 여전했다. MLB에서 돌아와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지만, 안정감이 오히려 더해졌다. 13승 3패(승률 0.813) 평균자책점 2.13으로 승률과 평균자책점 부문 2위에 올랐다. 시즌 막판까지 유지하던 1점대 평균자책점 사수에는 실패했지만, 노련한 투구로 SSG 선발진의 중심을 지켰다.

SSG의 사령탑들은 언제나 김광현을 믿었다. 부상·재활로 이탈한 2009년과 2017년을 제외하면 언제나 포스트시즌 첫 무대에는 김광현이 나섰다. 그는 가장 중요한 KS에서도 통산 10경기(7선발) 3승 2패 평균자책점 2.18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2007년 첫 우승 당시 불펜에서 신인 김광현을 선배로 지켜봤던 김원형 SSG 감독의 선택 역시 김광현이었다.

지난 9월 29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회 초 SSG 선발 투수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광현은 올 시즌 막판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왜 나만 이렇게 부담되는 경기, 잘해야 본전인 경기를 나가야 하나’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며 "그런데 그런 경기에서 꼭 이겨야 한다고 부담을 가진다고 꼭 이기는 게 아니더라. 중요한 경기라는 '기회'를 나한테 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그런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것 자체에 자부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또 ‘꼭 이기지 않아도 된다.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더 자주 이기게 됐다"며 "어차피 상대 타자와 투수들도 똑같이 이겨야 한다는 부담 속에 있다. 똑 같은 상황이니 편하게 하면 됐다"고 돌아봤다.

역시 선수 때부터 김광현과 함께 해 왔던 조웅천 투수 코치는 “김광현은 어릴 때부터 자신의 공에 굉장한 자신감을 갖고 항상 적극적으로 승부하던 투수였다. 항상 에이스 역할을 해왔고, 본인도 팀 에이스의 무게감에 많이 힘들었을텐데 잘 이겨내고 팀의 기둥 역할을 잘 해왔다"며 "투수조 리더로서 김광현이 주는 시너지 효과도 정말 컸다. 덕분에 투수진이 잘 뭉쳐서 정규시즌 1위를 만들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부담을 이겨내고 중요한 역할을 잘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 코치는 “광현이를 비롯해 선수단 전원이 훈련 기간 동안 정규시즌 피로도를 회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지난 30일 불펜 피칭을 진행했는데 광현이의 컨디션은 충분히 올라왔다”며 “시즌 동안 광현이에게 지시를 해본 적이 없다. 본인이 알아서 포수·분석팀 미팅에서 전략을 짜왔다. 선수 본인의 컨디션이 제일 중요하다. 키움에 좋은 좌타자가 많고 특히 이정후가 중심을 잘 잡고 있으니 거기에 맞춰 선수 본인이 잘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음을 보였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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