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작은 아씨들’· ‘금수저’· ‘몸값’…안방극장에서 강조하는 ‘돈의 의미’

장수정 2022. 10. 3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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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문제 전면에 내세우는 드라마들

주식, 가상화폐, 부동산 등 재테크, 돈에 대한 청년층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에 돈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반영하고, 나아가 이것의 의미를 파헤치는 작품들이 늘고 있다.


700억이라는 큰돈을 둘러싼 미스터리부터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꾸는 판타지, 사람의 ‘몸값’에 대해 노골적으로 이야기하는 재난물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돈의 의미’를 되새기며 세태를 반영 중이다.


최근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종영한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은 700억 비자금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었다. 이 돈의 기원부터 쫓으며 우리나라 현대사를 관통하는가 하면, 돈 앞에서 각자 다른 태도를 보이는 세 자매와 다양한 인물들을 조명하면서 돈에 대한 여러 시각들을 담아냈다.


극 중 묘사된 이들의 일상에 대해 “불편하다”는 반응을 끌어낼 만큼 가난했던 세 자매와 대대로 부를 수습하며 권력자로 군림하는 가족의 비교를 통해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동시에 대한민국의 평범한 여성들이 돈 때문에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또 돈 앞에서는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담아내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돈의 의미를 접하게 했었다.


MBC 금토드라마 ‘금수저’는 판타지를 통해 진정한 돈의 가치를 찾아 나가고 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되는 이야기를 담는 드라마.


부잣집 아들이 된 후 완전히 달라진 인생을 살게 된 승천(육성재 분), 돈이 아닌 가족을 택하며 승천과는 다른 선택을 하는 태용(이종원 분) 등 ‘금수저’ 역시도 돈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짚기도 하고, 또 서로 다른 선택들을 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지고 있다. ‘운명이 뒤바뀐다’는 설정 자체는 이미 여느 드라마, 영화에서도 접했던 것이지만, 돈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기존의 작품들과는 또 다른 의미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돈, 또는 권력에 대한 욕심을 동력 삼아 전개되는 드라마들은 꾸준히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었다. 그러나 주식, 가상화폐, 부동산 등 재테크, 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현재, 돈을 전면에 내세우고, 또 청년층의 현실이나 감정 상태를 디테일하게 조명하는 작품들이 늘고 있는 것. 천륜을 저버리거나 노골적으로 사람의 ‘몸값’에 대해 이야기하는 등 한층 노골적으로 돈을 다루는 경향도 생겨났다.


28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은 서로의 ‘몸값’을 두고 흥정하던 세 사람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후, 각자 마지막 기회를 붙잡기 위해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며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비밀리에 사람의 장기를 사고파는 경매장이 등장하고 이를 흥정까지 하는 등 돈이면 다 되는 가상의 세계 안에서, 재난이 닥친 후에는 이것이 어떻게 달라지게 되는지를 짚어내면서 장르물의 재미와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했다.


‘작은 아씨들’을 집필한 정서경 작가는 종영 이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저는 옛날 사람이라 돈에 관해 얘기하는 게 편하지 않고, 수치심을 자극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젊은 사람들이 이렇게 돈에 대해 대놓고 말하게 된 최근 사회 분위기에는 무언가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청년층의 돈에 대한 관심을 언급하면서 “우리 세대는 열심히 일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는데, 젊은 세대에게는 (그럴 수 없다는) 불안과 결핍이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정 작가의 말처럼, 최근의 작품들은 “노력해도 성공 못한다”라며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의심의 시선을 보내는 청년층의 좌절감을 반영하고 있다. 동시에 그럼에도 돈의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고 또 이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청년들의 모습도 함께 그려나간다. 또는 반대로 옳지 못한 선택이 야기하는 결과들을 보여주며 거꾸로 돈의 의미를 되새기는 등 현실을 반영하고, 나아가 이에 대해 고찰하는 미디어의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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