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좀 받아달라’ 외치고 울타리 넘어 탈출했다”

나경연 2022. 10. 3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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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목격자 진술과 인근 CCTV를 분석하면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죽을 수도 있겠다는 공포를 느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점점 사람들이 붙게 돼 압박 강도가 심해지니까 그때부터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겠다 싶어 뒤로 빠져나가려고 했는데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저한테 안겨있던 아이도 무서움을 표현하는 등 이러다 큰일 나겠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 본능적으로 탈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앞뒤로 막혀서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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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 “죽을 수도 있겠다는 공포 느껴”
“다들 빠져나갔다고 생각했는데…”
“사고 소식에 정신적 충격 너무 컸다”
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려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목격자 진술과 인근 CCTV를 분석하면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죽을 수도 있겠다는 공포를 느꼈다”고 진술했다.

지난 29일 밤 가족과 함께 이태원을 찾았던 A씨는 3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고가 일어났던 이태원 메인스트리트 대로변에는 사람들이 많긴 했지만 밤 9시30분쯤엔 어느 정도 통행이 가능했다”면서 “그런데 해밀톤 호텔 쪽으로 이동할수록 사람들이 붙기 시작해 인파에 휩쓸려서 가게 되더라”고 말했다.

A씨는 “점점 사람들이 붙게 돼 압박 강도가 심해지니까 그때부터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겠다 싶어 뒤로 빠져나가려고 했는데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저한테 안겨있던 아이도 무서움을 표현하는 등 이러다 큰일 나겠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 본능적으로 탈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앞뒤로 막혀서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고 회상했다.

그는 “골목 쪽으로 접어들려는 순간 옆에 있던 커플이 오른쪽 주점 울타리를 넘어 탈출하더라. 본능적으로 그렇게 안 하면 답이 없겠다 싶어서 커플들에게 도와달라고 불렀는데 그분들도 경황이 없었는지 빨리 가버렸다”며 “그래서 주점 울타리 안에서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외국인에게 ‘아이를 받아달라’고 외쳤고, 그분이 아이를 받아준 다음에 저희 부부도 울타리를 넘어서 그 주점으로 들어간 다음에 탈출했다”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일부 업소들이 문을 열어주지 않아서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왔다’고 언급하자 “문을 안 열어줬다기보다는 사고가 발생할 것이라고 다들 몰랐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며 “제가 탈출했던 그 주점도 대기가 길어 인원 체크를 했다. 제가 울타리로 들어갔을 때 직원들이 ‘들어오시면 안 된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는데 그때는 사고 발생 전이었기에 직원들은 자기 일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A씨는 “탈출한 시간이 밤 10시쯤이었고 어쨌든 다들 빠져나갔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오는 차량에서 소식을 조금씩 접해 진짜 정신적 충격이 너무 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고가 났던 골목이 막혔을 때 막힌 부분을 조금만 풀 수 있는 인원 통제라도 있었으면 그런 일이 발생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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