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달려간 의사출신 의원 "골든타임 유지 어려운 사고"
의사 출신인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에 나가 의료 활동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의원은 3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의사로 근무할 당시 소속 병원의 재난의료지원팀(DMAT)에 있었다며 "알아보니까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해당 병원에도 재난팀 요청을 할 예정이어서 병원의 팀들과 함께 현장에 투입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처음 사고 소식이 알려졌을 때만 해도 사망자가 10여명 정도였는데 왜 이렇게까지 사망자가 늘어난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실제로 현장에서는 아마 집계가 중앙과 소통을 하는 데 시차가 걸리기 때문에 소수로 갔다가 폭발적으로 늘었을 것"이라며 "제가 현장에 갔던 오전 1시 40분쯤, 그리고 새벽 상황까지만 보더라도 좀 괴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참사로 154명이 숨진 것과 관련해선 "좁은 골목에서 수많은 사람이 있었던 자체가 문제가 있었다"며 "대규모의 사람들이 깔리고 실질적으로 빠르게 구조하지 못하면서 사망자가 폭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대형 압사 사고가 발생했을 때 골든 타임을 유지하기가 매우 힘들다"며 "골든 타임이 4분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현장 접근도 어려웠고 실제로 통로를 확보하고 깔린 사람을 빼내는 데도 시간이 상당했기 때문에 현장 전문가들과 응급 구조했던 분들 대부분이 '질식에 의한 외상성 심정지가 이미 온 상황이어서 소생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는 증언들이 있다"고 했다.
'후유증으로 며칠 뒤에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오늘 오전 6시 집계를 보니까 사망자가 154명, 중상자가 33명이다"라며 "최근 몇 시간 내에도 사망자가 한 명, 두 명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일일이 상황을 파악해보지 못했지만, 일반적으로 중증 환자들이 사망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아직까지는 배제하지 못한다고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현장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대목을 묻자 신 의원은 "실제로 이 압사 대형사고는 소생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에는 예방하는 방향으로 정부의 국가대책이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 현장을 보면 좁은 골목으로 접근성 한계가 있었고 통제할 만한 사전 시스템이나 경찰들의 역할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의 지자체 역할도 아쉬움이 남는다"며 "결국에는 우리가 앞으로는 사고가 안 나도록 어떻게 예방할 것이냐에 대한 대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의료 현장 대응이나 현장에서의 지휘 대응이나 아무리 총력을 다한다고 그래도 이미 사망했고 이미 손상이 온 상황을 다시 회복시키기에는 너무 안타까운 상황이었다는 마음이 가득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신 의원은 전날인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상자, 경찰, 소방대원, 공무원 등이 투입돼 수습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지만, 대형사고가 발생한 그 장소에서 여전히 핼러윈을 즐기는 젊은 인파들이 뒤섞여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며 현장 상황을 공유하기도 했다.
신 의원은 "예기치 못한 사고에 명운을 달리한 분들께 위로를 드린다. 안타까운 마음을 이루 금할 수 없다"며 "사고 원인 분석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회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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