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명가 LG의 변신...이제 '전장 회사' 타이틀 다나
주력 사업인 가전·TV와 어깨 나란히
매출은 2조3454억원, 사상 최고지
전통적인 '가전 명가'로 통하던 LG전자의 핵심 동력이 '전장'(자동차 전자장치) 사업으로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분기 전장사업이 9년 만에 처음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3분기에도 연속 흑자를 내면서 LG전자의 주력 사업인 가전·TV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핵심축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진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전장 사업부인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 사업본부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 가량 증가한 2조3454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61억원으로 사상 첫 흑자를 낸 지난 2분기(500억원)에 이어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LG전자 측은 "완성차 업체의 생산 확대에 대한 적극 대응과 반도체 공급 리스크 축소 활동 등 효과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2분기 연속 2조 원을 돌파했다"며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 등 모든 사업 영역의 매출 성장과 지속적인 원가 구조 개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LG전자의 주력 사업으로 꼽혔던 H&A(생활가전), HE(TV사업)의 다소 부진한 성적과 대비되는 호실적이다. LG전자 H&A 사업본부는 올 3분기 매출 7조47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5.8% 증가했지만, 영업익이 2283억원으로 전년 동기(5054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TV사업을 영위하는 HE 사업부는 55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 특수 종료와 원자재 가격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럽 내 소비심리 위축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2% 하락한 3조7121억원을 기록했고, 매출액 감소 영향과 경쟁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처럼 기존 주력 사업들의 부진과 동시에 전장 사업이 빛을 발하자 업계에서는 LG전자의 생활가전과 TV 사업 대신 이제 전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물론 단순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아직 생활가전과 TV에 견줄 수준은 아니지만, 성장 가능성은 그 이상이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처음 전장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매년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15년 4분기(50억원)를 제외하고 25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왔다. 'LG의 아픈손가락'이란 별칭까지 붙었다. 이에 LG전자는 지난해 성장률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모바일 사업부까지 접으며 신사업에 집중해왔다.
현재 LG전자는 현재 VS사업본부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자회사 ZKW의 차량용 조명 시스템,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을 중심으로 전장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이같은 전장 사업 성장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주용 LG전자 VS경영관리담당은 "4분기 VS 본부 매출이 고성장하고 영업이익은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3년에도 차 부품 수요가 증가하고 신규 프로젝트 진행으로 높은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담당은 "VS본부의 연말 수주 잔고를 이전까진 65조원 정도로 예상했지만, 신규 수주 증가와 환율 효과로 80조원 이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9년간 누적된 수주 잔고 60조원을 한해에 뛰어넘는 규모다.
LG전자가 지금까지 전장 사업에 투입한 금액은 5조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근 전기차 및 자율주행 등 전방 시장이 급격히 성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LG전자의 전장 사업 투자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 시장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완화, 완성차 업체의 생산정상화 노력 속에 인플레이션 및 소비심리 둔화 등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완성차 업체 및 부품 공급사와 긴밀히 협업해 글로벌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원가구조 개선과 자원의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매출 성장 및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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