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소주·임시휴업…가눌 길 없는 슬픔에 모두 울었다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희생자의 지인부터 구조에 나섰던 시민, 일면식 없는 이들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31일 오전 10시30분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시민 분향소가 차려졌다. 까만 정장 차림의 시민들이 줄지어 헌화했다. 숨진 지인을 추모하기 위해 방문했다는 20세 남성은 “사망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며 “어디에 안치됐다거나 빈소가 마련됐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해 분향이라도 하기 위해 왔다”고 이야기했다.
당시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펼쳤던 간호사 손주연씨도 분향소를 찾았다. 인근에 거주하는 손씨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현장으로 달려가 심폐소생술(CPR)을 했다. 그는 “사망하신 분들을 위로하기 위해 왔다”며 눈물을 보였다.
일부 시민이 놓고 간 편지도 있었다. ‘미안합니다. 더 많이 더 즐기고 더 꿈을 꾸고 더 사랑해야 하는데 미안합니다’, ‘여러분을 돕지 못했음에 깊이 사과드립니다. 다음에는 꼭 함께 할 수 있길 빌겠습니다’, ‘핼러윈에 들떴을 그 기분 잘 알아요. 이런 일이 일어날지 몰랐기에 그리고 (축제에) 참여했던 이들의 기분을 알기에 더 슬프네요’ 등이다.
추모에 나선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태원에서 20년간 거주했다는 구모(48·여)씨는 이날 헌화와 함께 ‘평안한 안식을 빈다’는 추모 문구를 함께 붙였다. 그는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원통함이 크다. 미리 대비하지 못한 어른들의 책임”이라며 “젊은 날을 즐기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가슴이 미어진다”고 이야기했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거주하는 80대 나모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잠을 못 이뤘다. 젊은이들이 너무 허망하게 갔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현장 인근에 있었다는 직장인 서건훈(36)씨는 사람들을 돕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내비쳤다. 서씨는 “지인들과 핼러윈 파티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찾았었다. 당시에는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알지 못했다”며 “사고 소식을 듣고 놀라 한강진쪽으로 이동했다. 뭐든 도왔어야 하는데 당시에 그러지 못해 너무 죄송하다”고 이야기했다.
정부는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참사 다음 날인 지난 30일부터 다음달 5일 밤 12시까지 일주일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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