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애도 이유로 책임 회피 안돼...정치가 청년들 죽게했다"

김경희 2022. 10. 3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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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이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찾아 추모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지키지 못해서 죄송합니다"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연합뉴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54명이 사망한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반성도, 사과도 없이 국민적 충격과 애도를 이유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된다. 정치인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무한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31일 페이스북에 ‘정치인의 진정한 애도’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 국민의 죽음에 사과하고 애도와 함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정치인이 국민의 죽음에 진정으로 애도하는 방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살아갈 날이 더 많았을 154명이 무참히 숨졌는데 책임지겠다 말하는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한 명도 없다. 아무 준비도 하지 않은 행정참사가 분명한데 누구 하나 사과하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발언을 겨냥해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책임자 처벌도, 진상규명도 없는 애도가 가능한지 묻는다. 사건의 원인도, 책임도 알지 못하는데 ‘경찰로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헛소리가 애도냐”며 “애도를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려 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이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했고 여권 내에서도 부적절하단 지적이 나왔다.

박 전 위원장은 “분노와 슬픔이 뒤섞여 온몸을 잠식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반드시 지금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이 황망한 죽음을 맞이해야만 했던 분들을 위해 죽음의 원인을 파악하고 책임을 묻는 일”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점검하고 그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께 호소한다.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만나 정쟁의 종식을 선언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함께 사과하라”며 “책임지는 자세로 대책을 마련하고 정치의 역할을 다 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한 때 민주당의 비대위원장을 지냈던 정치인으로서 저부터 먼저 온 마음 다해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며 “정치가 잘못했다. 정쟁으로 나라를 이렇게 만들었고, 청년들을 죽게 했다. 다시 한 번 삼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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