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4~5명 '밀어라' 외쳤다"…이태원 참사 생존자 증언

하수영 2022. 10. 31. 11: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현장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압사 사고’ 당시 생존자가 “골목길 행렬 뒤에서 4~5명의 남녀가 ‘밀어’라고 외쳤다”며 목격담을 전했다.

사고 현장에 있었다는 생존자 A씨는 31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문제의 ‘밀어’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며 이처럼 주장했다.

A씨는 “인파 속에서 거의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있었다”며 “이리저리 떠밀리고 움직일 수 없었던 시간은 30분에서 40분 정도로 체감됐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A씨는 이어 “처음에는 네다섯 명의 남성과 여성분들이 ‘밀어라’는 말을 시작했다. 그 이후에는 여러 명이 그 말을 따라하고 미는 압박이 더 강해져서 결국 제 뒷부분까지 저를 밀게 된 상황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앞에서 ‘뒤로, 뒤로’라고 외치는 것을 왜 뒤에서는 안 들렸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A씨는 “뒤에서는 자신들이 ‘밀어, 밀어’ 이렇게 외치고 있으니 (클럽에서 나오는) 노랫소리도 커서 앞쪽에 많은 분들이 ‘뒤로, 뒤로’라고 하는 걸 못 들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A씨는 “(앞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는데 (뒤쪽에선) 사람들이 신나서 더 지르는 줄 알고 더 밀었던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A씨는 그러면서 사고 원인으로 뒤에 있던 사람들이 앞으로 가기 위해 밀었던 점을 포함해 가게들의 너무 큰 노랫소리로 인한 현장 의사소통의 불편함, 좁은 도로 특성상 사람이 몰리자 시야가 좁아져 어떤 상황인지 빠르게 파악하지 못한 점 등이 있다며 나름의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사고 현장에선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바로 옆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고 있는 이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SNS에 퍼지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A씨는 이 상황도 직접 목격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옆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사람들은 당시 상황을 전혀 몰랐던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A씨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 그런 심각한 상황에서 그러고 있다는 게 너무 인간적으로 그게 옳지 않지 않나 그렇게 생각이 들었다”며 “절대 모를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구조인력이나 경찰인력이 교통정리를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에는 “그분들도 진입하기 무척 힘든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진행자가 “옴짝달싹 못 하는 그 상황이 되기 훨씬 전부터 교통정리가 있었다면”이라고 하자 “엄청 일찍, 한 오후 8시 전부터 (교통정리를) 했다면 없었을 수도 있겠다”라고 말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