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좋던 아들이 압사라니…” 오스트리아에서 날아온 가족도

이형민 2022. 10. 3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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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로 사망자가 한꺼번에 나오면서 시신이 거주지나 고향이 아닌 곳의 병원 장례식장에 임시 안치됐다가 시신을 다시 고향으로 이송하는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로 사망자가 150명 넘게 발생하면서 참사 후 병원으로 바로 이송되지 못한 46명의 시신은 서울 용산구 원효로 실내체육관에 임시로 옮겨졌다가 수도권 지역 장례식장으로 분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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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이태원 참사 사망자 46명이 임시로 안치된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에서 유가족들이 슬픔에 잠겨 있다. 최현규 기자


이태원 참사로 사망자가 한꺼번에 나오면서 시신이 거주지나 고향이 아닌 곳의 병원 장례식장에 임시 안치됐다가 시신을 다시 고향으로 이송하는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다. 타지에서 황망하게 목숨을 잃은 외국인들의 시신도 본국 이송 방안을 논의 중이다.

오스트리아·한국 이중국적인 A씨(24) 부모는 지난 30일 오전 한국의 친지들로부터 아들의 황망한 사망 소식을 들었다. A씨 부모와 누나는 곧장 한국행 비행기를 끊었고, 3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동국대일산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A씨 부모는 친지들과 아들의 빈소를 어디에 마련할지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트리아에서 자란 A씨는 지난 9월 한국으로 입국했다. 자신의 뿌리인 한국에서 두 달간 거주하며 한국 문화를 경험하고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2개월짜리 국내 대학 외국인어학당에 등록했고 한국의 친척집에서 머물러 왔다. 이태원 참사 날부터 일주일 가량 뒤인 다음 달 7일 오스트리아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A씨의 사촌 형은 31일 국민일보와 만나 “참사 이튿날 새벽 소식을 듣고도 솔직히 아무 일도 없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해 덩치가 좋고 건장했던 사촌 동생인지라 비보를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고 했다. 내내 담담하게 말을 이어가던 그는 “활발하고 밝은 친구였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태원 참사로 사망자가 150명 넘게 발생하면서 참사 후 병원으로 바로 이송되지 못한 46명의 시신은 서울 용산구 원효로 실내체육관에 임시로 옮겨졌다가 수도권 지역 장례식장으로 분산됐다. 동국대일산병원은 그 중 가장 많은 14명의 시신이 이송됐다.

하지만 거주지나 고향에서 먼 곳으로 시신이 이송되면서 현재까지 11명의 시신이 유족 요청에 따라 전남, 광주, 대전, 수원, 인천 등 전국 각지로 다시 이송됐다. 그 결과 당초 이송됐던 사망자 14명 중 1명의 시신만 동국대일산병원에 빈소를 차렸다. 경기도 의정부성모병원에 있던 참사 피해자 1명의 시신이 30일 저녁 동국대일산병원으로 이송되면서 2곳의 빈소가 차려졌다.

14명의 시신 중 마지막까지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던 사망자는 20대 호주 여성이었다. 어디로 시신을 옮길지 정하지 못한 채 안치실에 머물러 있다. 30일 저녁 신원이 확인됐고 오는 11월 1일 호주 대사관 관계자가 피해자 부모와 함께 장례식장을 방문해 시신 인계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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