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리본-응원 자제, 이태원 참사에 스포츠계 추모 물결
[유준상 기자]
10월의 마지막 토요일 밤에 일어난 비극에 스포츠계도 추모 물결에 동참했다.
29일 밤 서울 이태원 해밀톤호텔 인근의 골목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로 인해 154명이 사망했고 149명이 부상을 당했다(31일 오전 기준). 핼러윈을 맞이해 축제 분위기였던 이태원 일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오전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가애도기간를 선포했다. 기간은 11월 5일까지다. 이 기간 동안 모든 공공기관과 재외공관에서는 조기가 게양되며 공무원, 공공기관 직원은 애도를 표하는 리본을 패용한다. 또한 정부는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 시급하지 않은 행사를 연기해달라고 권고했다.
핼러윈을 콘셉트로 잡은 대형 놀이공원은 물론이고 지자체, 기업들도 준비했던 행사를 연기하거나 개최하지 않았다. 4만여 명의 관중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던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K-POP 콘서트'도 취소됐다. 스포츠계도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결승 2차전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경기에 앞서 선수들과 관중이 서울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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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훗스퍼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은 29일(이하 한국시간) 2022-2023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14라운드 본머스와 원정 경기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3-2 역전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본머스전 이후 국내 소식을 접했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그는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갑작스러운 소식을 전해 들었다. 더 이상 안타까운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사고 피해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국내 주요 스포츠 경기는 추모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30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결승 2차전을 앞두고 전북현대와 FC서울 선수들은 경기 전 일렬로 도열해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또한 양 팀 서포터들은 킥오프 이후 10분 30초(경기 당일 날짜) 동안 침묵을 지켰다.
평소라면 앰프와 클래퍼 소리로 시끌벅적해야 할 농구장과 배구장도 응원을 자제했다.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펼쳐진 2022~2023 신한은행 SOL 여자프로농구(WKBL) 신한은행과 KB스타즈의 개막전서는 계획돼 있던 사전행사를 모두 취소하고 묵념 이후 곧바로 경기에 돌입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국가애도기간인 11월 5일까지 출전 선수 전원이 검은 리본을 달고 경기 시작 전에는 추모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30일과 마찬가지로 응원 유도를 자제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종목을 막론하고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선수들도, 사령탑도 웃을 수 없었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도 너 나 할 것 없이 희생자를 추모하고 부상자의 쾌유를 기원하는 메시지가 우선이었다.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개막을 하루 앞둔 31일 오전 유정복 인천시장과 관계자들이 인천시 미추홀구 SSG 랜더스필드(좌석 수 2만7천500석)에서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 이날 안전 점검은 다음 달 1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개막을 앞두고 관중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진행됐다. 2022.1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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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플레이오프 4차전이 끝난 이후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던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바쁘게 움직였다.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11월 1일 이전까지 별다른 경기 일정은 없었으나 대책을 세우기 위해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어야 했다.
과거 KBO리그는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선수단 전원 리본 패용과 더불어 단체 응원 없이 경기를 치렀다. 올해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가 열릴 것이 유력하다.
다만 시리즈 일정에는 변동이 없다. 한국시리즈 시작일은 그대로 11월 1일이다. 2일(2차전)까지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경기가 열리고 SSG와 키움은 하루 휴식을 취한 이후에 4일(3차전)과 5일(4차전) 고척스카이돔에서 일정을 이어간다. 필요 시 7일(5차전), 8일(6차전), 9일(7차전)에는 다시 SSG랜더스필드로 돌아와서 맞대결을 벌인다.
한국시리즈 1차전 전날인 31일에는 오후 2시부터 인천 문학종합경기장 그랜드 오스티엄 CMCC홀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가 정상적으로 개최된다.
SSG에서는 김원형 감독, 최정, 한유섬이 참석하고 키움에서는 홍원기 감독, 이정후, 야시엘 푸이그가 포부를 밝힐 예정이다. 양 팀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도 이 자리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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