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피할 때 아니다"… 野 '이태원 참사' 이상민 발언에 언성 높여

이재명 "낮은 자세로 사태 수습 최선 다하라"
서영교 "회피하려는 모습에 국민 문제제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야당이 경찰·소방력 배치 부족이 이태원 ‘핼러윈 데이’ 압사 참사의 원인이 아니라고 밝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향해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로서는 일단 수습과 위로에 총력을 다할 때다"라며 "정부 당국 역시 이 점에 집중해서 '나는 책임이 없다', '할 만큼 했다'는 말을 해서 (국민이) 분노하게 할 거면 낮은 자세로 '오로지 나의 책임'이라는 자세로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장관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긴급회의 브리핑 과정에서 ‘당일에 사람이 몰릴 것으로 예상이 됐다’는 질문에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코로나19가 풀리는 상황이 있었지만, 예년의 경우하고 비교해서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며 “통상과 달리 경찰이나 소방 인력이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지금 파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찬대 최고위원도 이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행정과 안전을 챙겨야 할 주무부처 장관이 무책임한 발언을 할 때인지 묻고 싶다"며 "수습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정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책임 있는 모습보다는 회피하려는 모습에 언론과 많은 국민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CNN도 이태원 참사는 사전에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실시간으로 인파 모니터링을 할 책임이 있었는데도 대한민국 행안부 장관은 회피하는 것 같은 발언을 한다고 문제제기를 했다"고 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이날 우상호 의원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잘 모르면 입을 닫고 있어야지 왜 자꾸 이렇게 변명하다가 국민들 화를 북돋우시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지금은 책임을 피하기 위한 얘기를 던질 때가 아니다. 경찰보다 더 권위 있는 질서 유지 요원이 어디 있겠나"라며 "이 정도의 사고가 날 줄을 예상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결국 안전 불감증이 이런 대형 사고를 키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