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대참사 와중에…'이태원 관련주' 찾는 사람들

이명환 2022. 10. 3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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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명복을 빕니다. 관련 ○○주 상승 예정. 익일 공개하겠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 A씨는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다음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식 리딩방 스팸 메시지를 받았다.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로 온 국민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주식 리딩방 운영 업체와 관련 콘텐츠 제작자들이 참사 관련 종목을 추천하는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이며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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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에 한 시민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명환 기자] "이태원 참사 명복을 빕니다. 관련 ○○주 상승 예정. 익일 공개하겠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 A씨는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다음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식 리딩방 스팸 메시지를 받았다. 유사 투자자문업체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이 메시지에는 이번 참사로 특정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리딩방 입장을 부추기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로 온 국민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주식 리딩방 운영 업체와 관련 콘텐츠 제작자들이 참사 관련 종목을 추천하는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이며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사고 수습이 한창인 가운데 이를 주식시장의 ‘재료’로 바라보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른바 ‘이태원 관련주’를 추천하는 글은 사고가 발생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인터넷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고가 발생한 뒤 불과 3시간여만인 30일 새벽 1시30분경, 주식 관련 유튜브와 저술 활동을 하는 한 주식 전문가는 포털사이트에 ‘이태원 할로윈 압사 사고 관련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은 매월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볼 수 있는 회원제 유료 콘텐츠로 게시됐다. 해당 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됐지만, 온라인 검색엔진에는 해당 글의 흔적이 일부 남아있는 상태다.

일부 ‘주식쟁이’들의 행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일부 유튜버들은 이번 사고를 두고 ‘이태원 사고 관련주’를 주제로 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이들은 "주식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든 것을 주식과 관련지어서 생각해봐야 한다"며 자신들의 영상에 대한 합리화에 나섰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 같은 콘텐츠에 등장하는 이들의 논리는 이번 사태로 관련 법이 제정되면 특정 업종이 수혜를 볼 수 있다거나, 사고 이후 일부 제품의 수요가 늘 것이라는 식이다. 다만 이들의 주장은 대부분 구체적인 근거가 없거나 단순한 추측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행태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형 참사로 전국민적인 충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사적인 이익을 위해 악용했다는 것.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1일 "대단히 안타깝다"며 "국가적 참사를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는 건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자원을 역량들을 집중해야 할 시기에 이러한 행동에 대해 주의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증권업계도 이번 사태에 대한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당초 이날부터 예정됐던 공익캠페인 ‘불법투자자문 피해예방을 위한 사기꾼들의 작품전’의 제막 행사를 국가애도기간 지정 취지에 맞춰 취소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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