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쌍둥이 자매가 한국말 배우는 까닭은?

박현국 2022. 10. 3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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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고 고베지역 한국학원에서 진행한 '제27회 효고현 한국학원 연합 문화제'

[박현국 기자]

지난 29일 오전부터 고베를 중심으로 효고현에 있는 14개 한국 학원들이 공동으로 고베포토오아시스 대공연장에서 '제27회 효고현 한국학원 연합 문화제'를 열었습니다.

이번 연합문화재는 재일본대한민국민단효고현 지방본부, 효고현한국학원연합회(김태환 단장), 고베한국교육원(노해두 원장님)이 공동으로 주최하였고, 주고베대한민국총영사관(양기호 총영사)을 비롯한 여러 재일교포 단체가 후원했습니다.
 
  제27회 효고현 한국학원 연합 문화제 말하기 대회에서 쌍둥이 자매가 발표하는 모습(사진 양끝)과 발표자들입니다. 쌍둥이 자매는 아리마한국학원에서 참가한 이치이 유나와 아이나입니다.
ⓒ 박현국
 
최근 고베를 비롯한 일본 전체 그리고 중앙아시아 등등 여러 나라에서 한류, 케이팝, 한국문화들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어를 배우고 우리 문화를 체험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27회 효고현 한국학원 연합 문화제'에서는 그동안 고베한국교육원을 비롯한 여러 한국 학원들에서 우리말을 배우고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학생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서 발표를 하고 응원을 하면서 즐겁고 보람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전에 열린 1부에서는 고베 여러 한국 학원에서 우리말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참가하는 말하기 대회가 열렸습니다. 초급, 어린이, 상급으로 나누어 진행된 말하기대회에는 20명이 참가해서 우리말을 발표했습니다.

발표자들은 우리말을 배우게 된 동기나 이유, 배우면서 느끼는 것들, 우리말을 배우면서 새롭게 깨닫게 된 것, 우리말을 배우면서 새로게 생긴 꿈과 현실, 우리말 공부가 자신에게 준 삶의 희망과 미래를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말했습니다.

마침 한복을 입고 참가한 초급반 초등학생 쌍둥이 자매는 일본에서 우리 먹거리를 맛보고, 케이팝 음악을 들으면서 따라하다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한국말을 배우게 되었고, 이제는 자막 없이도 한국 드라마를 이해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가서 더 적극적으로 한국을 즐기면서 적극적으로 의사 소통을 즐기겠다고 했습니다.
 
  오후에 열린 민속 예능발표에서는 연극 형태로 우리나라 관광지를 소개하였고, 강강수월래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 박현국
 
발표에 나선 대학생 참가자는 할머니와 어머니가 한류 드라마나 케이팝를 즐기시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호기심에 끌려 몇 번 들어보다가 할머니, 어머니 참가자 삼대가 한류팬이 되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한국어 공부를 해서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권상우 배우를 만나게 된다면 자신이 적극적으로 통역을 하겠다고 희망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밖에 그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시간에 쫓기던 생활에서 벗어나 삶의 여유를 즐기며 여유롭게 한국어 공부에 열심히 공부하겠다며 포부를 말하기도 했고, 100세 시대 풍요롭고 새로운 삶의 개척지로서 한국말 공부를 결심했다고도 했습니다. 

오후 민속예능 발표에는 한국학원 여섯 곳이 참가하여 자신들이 한국말을 배우고, 한국문화를 연습하면서 갈고 닦아온 기량을 맘껏 뽑냈습니다. 그들은 연극으로 한국의 여러 관광지를 소개하기도 하고, 부산 사투리를 사용하여 부산의 특징과 문화, 현장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밖에 우리나라 민요를 부르기도 하고, 민요에 맞추어 출연자들이 손을 잡고 무대를 돌면서 강강수월래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니시하리(西播) 한국학원 참가자들이 무대에서 소개한 그림자극 ‘은혜갚은 학’ 이야기 일부입니다.
ⓒ 박현국
 
특히 니시하리(西播) 한국학원 참가자들은 '은혜갚은 학' 이야기를 그림자 극으로 준비하여 직접 무대에서 구연하면서 발표했습니다. 마치 전문 이야기꾼처럼 목소리를 달리하여 대화를 이어가고 장면을 그림자 극으로 연출했습니다. 특히 주인공 할아버지가 비단을 팔러가는 장면에서는 비단을 색깔별로 나타내기도 하여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3부에서는 무대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효고현 여러 곳에서 동아리를 조직하여 우리 민요, 풍물, 전통춤, 케이팝춤 등등 여러 가지를 배우며 익혀온 사람들이 공연을 했습니다. 관중석에서도 박수를 치면서 응원하고 흥을 이어갔습니다.

이날 일본에서 효고현 고베에서 열린 제27회 효고현 한국학원 연합 문화제는 일본 땅이 아니고 우리나라 어느 무대에서 열린 것처럼 참가자, 구경꾼, 관중석 모두 하나가 된 행사였습니다. 발표자들이 우리말과 문화를 익히고 배우면서 갖게 된 꿈과 현실이 하루 빨리 이뤄지기를 기대해봅니다.
 
  고베포토오아시스 대공연장에서 열린 제27회 효고현 한국학원 연합 문화제는 400여 자리를 모두 메울 정도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참가자와 참가자 가족, 그리고 여러 한국어 교실에서 우리말과 우리 문화를 배우는 학생, 남녀노소가 참석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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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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