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앙겔라 메르켈 | 獨 바꾼 16년…‘메르켈리즘’ 집중 분석

나건웅 2022. 10. 3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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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바이덴펠트 지음/ 박종대 옮김/ 사람의집/ 2만5000원
2021년 9월, 독일을 무려 16년 동안 이끈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퇴임했다. 메르켈은 정계에서 가장 막강한 자리를 자발적으로 내려놓은, 독일 역사상 유일한 정치인으로 기록됐다. 그 외에도 그를 표현하는 수식어는 헤아릴 수 없다. 최초의 여성 총리, 최초의 동독 출신 총리, 최연소 독일 총리 등이 대표적이다. 여러모로 독일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메르켈이 새로운 지도자의 모습을 제시한 상징적 인물이라는 데 이견을 갖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 집권한 만큼 평가는 다각도로, 또 심층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 메르켈을 향한 공통적인 평가는 ‘실용주의자’다. 이데올로기나 세계관, 원칙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 모습을 16년간 보여줬다. 하지만 실용주의자라는 평가는 칭송의 의미만은 아니다. 한편에서는 그가 특정 이데올로기나 세계관, 원칙 없이 오직 총리가 되는 것만을 유일한 목표로 삼았다는 날카로운 비판도 존재한다.

메르켈이 퇴임한 지 1년이 지났다.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정치인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는 적기다. 책의 저자이자 유명 저널리스트인 우르줄라 바이덴펠트는 그를 ‘특별한 것이 없는 것이 특별한 정치인’이라는 중립적 표현으로 묘사한다.

▶이데올로기·원칙 구애 안 받는 ‘실용주의자’ 평가

책은 메르켈의 어린 시절과 정치 초년병 시절, 그리고 네 번의 총리 재임 기간에 이르기까지 정치 인생 전체를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때로는 연대순으로, 때로는 주제별로 풀어나가는 전기 방식으로 역사와 현재의 문턱에서, 메르켈 재임 이후 독일과 전 세계 시대 상황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한 정치인의 초상을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풀어냄으로써 ‘메르켈리즘’이 무엇인지 올바르게 분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메르켈이 보여준 기성 정치인과는 다른 개인적 기질과 정치적 행보는 물론 그가 남긴 정치적 유산은 무엇인지, 나아가 독일 사회와 유럽, 전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한다.

[나건웅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81호 (2022.10.26~2022.11.0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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