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골프 최대 수혜자는 ‘간판 이적생’ 존슨…508억원 잭팟
더스틴 존슨(38·미국)은 한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였다. 특유의 파워풀한 스윙으로 매년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상위권으로 이름을 올렸다. 또, 이를 앞세워 PGA 투어에서만 통산 24개의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고,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다.
후배격인 브룩스 켑카(32), 브라이슨 디섐보(29·이상 미국) 등과 함께 장타 시대를 열었던 존슨은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일생일대의 선택을 내렸다. 자신의 고향과도 같은 PGA 투어를 떠났다. 대신 옮겨간 곳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후원하는 LIV였다.
‘백상어’ 그렉 노먼(67·호주)이 얼굴마담으로 나서고, 중동 오일머니가 수천억 원을 책임지는 LIV는 지난해부터 발톱을 드러냈다. 아시안 투어를 통해 세를 확장하는 한편, 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새 시즌 출범을 준비했다. 이때 가장 공을 들인 스타플레이어가 바로 존슨이었다. 여전히 전성기 기량을 발휘하고 있고, 미국 출신으로 상징성이 큰 존슨을 영입한다면, LIV의 영향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는 계산에서였다.
존슨은 고민을 거듭했다. 최근의 갈팡질팡 행보가 이를 대신 말해준다. LIV 정식 출범 전인 올해 1월, 사우디 인터내셔널에서 뛰며 이적 가능성이 제기된 존슨. 그러나 바로 다음달 PGA 투어 잔류를 선언하며 의리를 지키려는 자세를 취했지만, 결국 6월 LIV 개막전을 앞두고 합류를 선언했다.
이처럼 말 많고, 탈 많던 LIV의 첫 번째 시즌이 막을 내렸다. 최후의 승자는 ‘간판 이적생’ 존슨이었다.
존슨은 3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트럼프 내셔널 도럴 골프장에서 열린 팀 챔피언십에서 다시 정상을 밟았다. 패트릭 리드(32), 팻 페레스(46), 테일러 구치(31·이상 미국)와 함께 ‘4에이시스’라는 이름으로 뛴 최종전에서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하고 나머지 3개 팀을 제쳤다.
이번 우승으로 57억 원을 가져간 존슨은 LIV 원년에만 508억 원을 벌어들였다. 앞서 7개 대회에서 챙긴 194억 원으로 총상금만 올 시즌 최다인 251억 원을 기록했고, 개인 챔피언 부상으로 받은 257억 원의 보너스를 더해 500억 원대의 잭팟을 터뜨렸다.
최종전 우승 트로피는 4에이시스가 가볍게 가져갔다. 주장으로 나선 존슨을 필두로 리드, 페레스가 나란히 2언더파를 기록한 가운데, 구치도 1언더파를 보태 합계 7언더파 282타를 작성했다. LIV의 주인공이 된 존슨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LIV 골프가 점점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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