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이상민 장관에 “언행 조심해야…대책 소홀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이태원 참사’에 대해 “인파가 예년 수준이라 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을 두고 “그런 언행은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정쟁을 자제한 더불어민주당의 조치에 “굉장히 잘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인 김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전화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국민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동참하는 모습이 아닌 형태의 그런 언행은 조심했어야 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참사 당일 충돌이 우려됐던 광화문 집회에 경찰 병력을 집중 배치하느라 이태원에 신경 쓰지 못했다는 지적에는 “사람이 10만명 모인다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사전에 교통대책(을 마련하고), 안전을 위해 통행을 제한하거나 현장에서 사람이 밀집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소홀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초당적 협력’을 선언한 민주당 조치에 대해 “민주당이 정쟁적 요소를 피할 수 있도록 애도하고 수습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다해달라는 공지사항을 내려보낸 것은 굉장히 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고 수습을 빨리한 이후에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또 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지 이런 것들을 한 번 다시 살펴봐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지금 상태에서는 환자들의 생명을 건지는 것이 최선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어떤 주최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 있는 소상공인들 또 자영업자 분들이 중심이 되어서 캠페인을 벌이고 그게 언론을 통해서 홍보가 되고 또 요즘 젊은 층들의 기호에 부합하며 자연발생적으로 많은 사람이 모였다”며 “이런 문제에 대해서 사전에 조금 예견하고 대책을 세웠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그런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당권 주자로 꼽히는 조경태 의원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너무도 슬프고 참담한 심정인데 해당 장관의 발언 한마디가 이런 논란을 빚게 하는 것은 유감스럽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어 “제가 듣기에는 설득력 있는 표현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언행, 특히 말을 조심해야 한다. 조금 더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무겁게 이 문제를 들여다보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지도부 내에서도 이 장관의 발언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정부가 준비에 소홀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종혁 비대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박지훈입니’에서 “이 장관이 비정치인이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일반 국민이 들으시기에는 적절한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은“참사가 있었을 당시 주변에서 여러 다양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던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 시위가 어떻게 변질할지 모르기 때문에 병력 배치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었을 것”이라며 광화문 시위 충돌을 대비하기 위한 경찰 병력 배치를 고려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태원에) 인파가 이런 정도로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면, 방송에서도 이태원에서 축제가 열려 (많은 이들이) 만끽할 것 같다는 보도까지 나와서 관심이 크게 고조된 게 사실”이라며 “더 세심한 배려와 준비를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역시 사후약방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앞서 지난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 핼러윈 데이를 맞아 이태원 일대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 만큼 경찰·소방을 적절하게 배치했느냐는 물음에 “코로나19가 풀리는 상황이 있었지만 파악하기로는 예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어“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태원은 (예상 인파가) 예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어서 평시와 비슷한 수준의 병력이 배치됐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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