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시작…F-35B 韓에 출격

한ㆍ미가 군용기 240여대를 동원한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을 31일부터 닷새간 일정으로 시작했다. 호국훈련 기간(지난 17~28일) 동안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각종 무력시위에 나섰던 북한이 이번 훈련을 빌미로 또 다른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군 당국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F-15KㆍKF-16 전투기, KC-330 공중급유기 등 140여대와 미군의 F-35B 스텔스 전투기, EA-18전자전기, U-2 고고도 정찰기, KC-135 공중급유기 등 100여대 등 총 240여대가 참가한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한ㆍ미가 이처럼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을 한 것은 지난 2017년 12월 이후 4년 10개월 만이다.

지난 2017년 12월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에 참가한 한ㆍ미 공군의 전투기가 편대를 이뤄 비행하고 있다. 사진 공군

한국 공군기지에 처음 오는 미 해병대의 F-35B 전투기 편대는 31일 일본 야마구치현 이와쿠니 기지에서 출격한다. 수직 이ㆍ착륙이 가능한 F-35B는 지상 활주로는 물론 해상의 항공모함ㆍ강습상륙함 등에서도 뜨고 내릴 수 있다. 한마디로 유사시 한반도 주변 어디서든 출격할 수 있는 스텔스 전투기여서 북한 입장에서 매우 위협적이다.

이번 훈련에는 호주 공군의 KC-30A 공중급유기 1대도 참가한다. 지난 2015년 시작한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훈련 시절부터 통틀어 제3국 전력이 참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훈련이 다자간 훈련 성격도 띠고 있는 셈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서 한ㆍ미 군용기들의 총 출격 횟수가 1600여 소티(Sortieㆍ출격 횟수)에 이른다. 미 태평양공군은 이같은 출격 횟수가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유사시 항공작전을 지휘하는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가 이번 훈련에서 연합 전력을 실시간으로 운영ㆍ통제하며 작전 수행 능력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3월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미국 해군의 강습상륙함에 미 해병대 F-35B 스텔스 전투기가 착륙하고 있다. 사진 록히드 마틴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에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주목된다. 과거 이같은 훈련이 펼쳐지면 북한은 훈련 기간 중에는 별다른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최근 들어 북한이 미국의 전략자산인 핵추진 항공모함이 연합훈련 중인 해상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쏘는 등 매우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도발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있다. 반면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ㆍ미의 공중 정찰ㆍ감시 자산이 집결되는 만큼 훈련 기간 중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을 강행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