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FOMC도 자이언트스텝 '피벗에 쏠린 코스피'…"단기 랠리 축포 금물"

이선애 2022. 10. 31. 09:1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11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시각으로 3일 새벽 3시에 기준금리 인상 결과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 자리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해 언급하면 국내 증시는 기술적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증권가는 시장에 산재한 다양한 하방 압력 요인 등으로 인해 추격 매수보다는 위험 관리를 하면서 관망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조언을 내놨다.

파월의 입 '속도 조절 기대'…단기 슈팅 추격 매수 금지

31일 증권가는 11월 FOMC 결과에 따라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Fed가 사상 초유의 네 번 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시장은 회의 종료 후 있을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등 Fed의 피벗(정책 방향 전환) 기대감으로 지난주부터 국내 증시는 오름세를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1월 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현 상황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은 매우 중요하다"며 "속도 조절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경우 증시 반등은 지속되고, 단기 오버슈팅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Fed의 피벗 기대감 때문에 주식시장이 단기 랠리(상승)를 보였다"면서 "정말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지 그 핵심이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파월의 입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FOMC 회의 주 관점 포인트는 자이언트스텝 인상이 아닌 12월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시화 여부"라며 "이미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폭이 둔화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다. 이 팀장은 "단기적으로는 경제지표 부진,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시화로 이어지면서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 기술적 반등,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되돌림 현상)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면서 "그러나 코스피는 2300선을 저항으로 2200~2300선 박스권 등락 과정에서 빠른 순환매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며, 추격 매수는 부담"이라고 조언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주식시장은 Fed의 피벗 기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구간이라고 판단한다"면서 "Fed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실물경제 둔화와 신용리스크 점증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이 일단락되기 위해서는 경기 바닥이 가늠되거나 한계기업의 파산이 나타나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이 진행되는 바닥 신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바닥 신호 없이 Fed 정책 전환 기대가 먼저 올라온 상황이어서 추세 전환이라기보다는 기술적 반등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의 기술적 반등은 낙폭의 50% 내외인 경우가 많은데 8월 고점 대비 주가 낙폭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커 보이지는 않아 추격 매수보다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자금시장 경색 부담·최종 금리 불확실성

더욱이 기대를 산산이 조각내는 발언이 나올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안 연구위원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을 시사하면 시장이 더욱 힘을 받아 상승할 것이지만 이런 기대를 일축해버리면 최근 상승했던 지수가 다시 되돌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시장에는 하방 압력을 가하는 부정적인 요인이 산재하다. 최근 금융권의 자금시장 경색은 주식 시장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부담 여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는 16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0% 감소했다. 연초 2% 중후반이었던 우량 회사채(AA등급·3년) 금리가 5%대로 급등하면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망설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김 연구원은 "강원도 미지급 사태의 후폭풍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차환 이슈를 넘어 우량 기업어음(CP) 조달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단기 자금시장 경색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주식시장에서도 기업들의 금융비용이 증가하고, 자금경색 가능성이 지속되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속도 조절에 대한 언급이 나와도 여전히 금리는 불안한 요인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최근 글로벌 정책금리의 가파른 인상 기조 속에 유동성 경색 우려가 수시로 부각되면서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가 형성 중이며, 12월 FOMC에서의 속도 조절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라면서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권고했다.

무역수지 적자 폭 확대도 부담 요인이다. 11월1일 발표되는 한국 10월 수출입 규모와 무역수지가 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월 수출은 1년 전보다 2.7% 늘어난 574억4800만 달러, 수입은 18.6% 늘어난 612억2600만달러로 무역수지 37억78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9월 적자 폭은 8월(94억9000만달러)보다 크게 줄었지만, 10월에는 무역수지 적자 폭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0월 수출은 조금 줄어들고 수입은 늘어나 적자 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지는 것은 원화 약세의 한 요인이기 때문에 최근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높은 상황이 강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