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멍만 들었다" 이태원 생존자 아직 안심하면 안되는 이유

김경희 2022. 10. 3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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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신체가 압박돼 있다가 풀리면서 체내에 독성물질이 퍼질 수 있다. [중앙포토]

서울 이태원 핼러윈 행사 압사 사고와 관련해 ‘압좌증후군’이나 ‘압박증후군’, ‘크러시증후군’ 등으로 불리는 증상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압박증후군은 장시간 신체 압박으로 산소 공급이 중단돼 근육세포 등이 괴사할 경우 여기에서 생성되는 칼륨이나 미오글로빈 등의 독성물질이 체내에 쌓이게 되고, 압박 상태가 풀리게 되면 이 독성물질이 한꺼번에 혈액을 따라 퍼지면서 심장 부정맥 등 급성 장기부전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교통사고와 건축 공사장 사고, 기차ㆍ폭발 사고, 지진, 광산 사고 등에서 외부 물체에 의해 신체 조직과 혈관, 신경 등이 오랫동안 짓눌려 손상을 입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국소적으로 골절과 내출혈, 수포 형성, 부종 등을 유발한다. 전신적인 순환장애를 일으켜 다친 부위 감각을 마비시키고 맥박이 멈출 수 있다. 겉으로는 멍이 드는 정도로 가볍게 보이더라도 내부 장기에 출혈이나 기능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재난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이후에 이 압박증후군으로 숨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번 이태원 참사의 원인은 대부분 압박으로 인한 질식으로 추정되지만 압박증후군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이 사인인 경우가 있을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응급처치 후 내부 장기 손상 여부를 확인하면, 그 결과에 따라 치료한다. 골절된 부위는 부러진 뼈를 맞추거나 고정술을 시행한다. 사지가 눌려 혈관이나 신경이 손상된 경우 이를 복원하기 위해 미세수술이 필요하다. 사지를 복구하기 어려우면 절단해야 한다. 폐를 다친 경우에는 인공호흡기와 흉관 삽입 등의 치료가 이뤄진다.

앞서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턴 호텔 옆 좁은 골목에서 핼러윈 행사를 즐기러 온 인파가 한번에 몰리면서 대형 압사 참사가 났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31일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총 303명이라고 밝혔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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