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무기화' 카드 다시 꺼내든 러…"세계 곡물 시장 큰 충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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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크림반도에 주둔한 자국 함대를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으로 공격했다는 이유로 흑해곡물수출협정에 불참을 선언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30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러시아가 협정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식량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곡물과 비료의 주된 수출 경로가 위험에 처하게 됐다"며 "러시아에 결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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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외교안보대표, 유엔 사무총장과 논의
튀르키예, 전화 외교로 러시아 설득 중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러시아가 크림반도에 주둔한 자국 함대를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으로 공격했다는 이유로 흑해곡물수출협정에 불참을 선언했다. 튀르키예와 유럽연합(EU)은 러시아 측에 결정을 번복할 것을 촉구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30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러시아가 협정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식량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곡물과 비료의 주된 수출 경로가 위험에 처하게 됐다"며 "러시아에 결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렐 고위대표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과 전화 통화를 하고 협정을 보장하기 위해 조율 방안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흑해 곡물수출 협정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음달 1일 알제리에서 열리는 아랍 연맹 정상회의 참석을 연기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7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를 통한 국물 수출 재개 협정을 체결했다. 협정 체결 이후 지난 8월 1일부터 우크라이나는 총 380척의 선박을 통해 850만t의 곡물을 수출했다. 그러나 지난 29일 러시아가 다음달 19일까지 한시적으로 유지하기로 한 협정에 일방적으로 불참을 선언하면서 곡물과 비료 수출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협정이 깨질 위기에 처하자 튀르키예도 러시아 설득에 나섰다. 훌루시 아카르 튀크키예 국방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협상을 되살리기 위해 모스크바와 키이우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양 측에 협정 재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도발은 피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튀르키예의 한 관계자를 인용 "모든 대화 수준에서 러시아와 전화 외교가 진행되는 중"이라며 러시아를 설득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협상 연장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면서도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아직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튀르키예 측은 이날 유엔, 우크라이나와 터키 해역에 있는 14척의 선박에 대한 이동계획을 합의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협정 불참을 선언하기 전 출항한 선박에 대한 검사를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주요외신들은 러시아가 식량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자 의도적으로 협정에 불참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전했다. 러시아 측이 자국 흑해함대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협정 불참의 사유로 들었지만 사실상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식량을 무기화 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가 식량을 무기로 삼아 비 서방국가들로 하여금 러시아의 편을 들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또한 흑해 봉쇄는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식량 수출에서 창출하는 우크라이나에도 심각한 경제적 압박을 가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흑해 봉쇄가 지속될 경우 세계 곡물시장에 큰 충격이 가해질 것"이라며 이는 식량 인플레이션을 증가시켜 세계 최빈국의 기아를 악화시킬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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