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작지만 강한 힘으로 무대를 장악하는 아역배우 '우리가 뮤지컬의 미래'

한은정 2022. 10.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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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배우도 깜짝 놀란 빛나는 재능 관객 사로잡는 뮤지컬 스타 꿈꿔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미세스 다웃파이어’, ‘마틸다’ 등 아역배우들이 활약하는 작품이 많아지며, 무대 위 아역배우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이들은, 나이를 뛰어넘은 노래‧춤 실력과 섬세한 연기로 무대를 장악하고 있죠. 미래의 뮤지컬 스타를 꿈꾸며 자신의 꿈을 향해 한 발짝씩 나아가고 있는 ‘마틸다’의 아역배우들을 만나봤습니다. 그들의 노력과 도전을 보며 소년중앙 독자들도 자신 안에 꿈틀대고 있는 끼와 재능을 발산할 수 있는 힘을 얻을지도 모릅니다.

뮤지컬 ‘마틸다’에서 토미 역으로 출연중인 나다움 학생기자·홍승현·문시윤 학생모델(앞줄 왼쪽부터)이 마틸다 역의 진연우(뒷줄 왼쪽부터)·최은영·하신비·임하윤을 만나 무대 뒷얘기를 들어봤다.

영화 ‘어벤져스’,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사랑을 받은 배우 톰 홀랜드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주인공 빌리를 맡았던 아역배우 출신입니다. 톰 홀랜드 같은 뮤지컬 아역배우 출신 스타가 한국에서도 나올까요. 지금 무대 위에서 성인배우 못지 않게 종횡무진, 노력하는 아역배우를 보면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최근 뮤지컬 업계에서는 ‘빌리 엘리어트’처럼 아역이 성패를 좌우하며 주연으로 활약하는 뮤지컬이 늘어나는 추세다.

예전 뮤지컬에서 아역배우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어요. 모든 게 라이브로 진행되는 무대의 특성상 성인배우에 비해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아역배우는 위험 부담이 컸죠. 하지만 최근 이들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맡은 배역만 봐도 변화가 느껴지는데요. 극에서 없어서는 안 될 신스틸러, 빠트릴 수 없는 조연으로 활약하고, ‘빌리 엘리어트’처럼 아역이 성패를 좌우하며 주연으로 활약하는 뮤지컬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최근 호평 속에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에서도 아역배우의 활약이 눈에 띄는데요. 할머니로 변장해 보모로 취업한 아빠 ‘다웃파이어’가 펼쳐내는 에피소드 속에서 세 자녀 리디아·크리스·나탈리의 역할은 비중도 높죠. 리디아 역엔 262명이 지원해 김태희(16)·설가은(14)이 선발됐어요. 역할 비중이 크다 보니 어려 보이는 성인배우들의 지원도 함께 받았는데 두 아역배우가 선발됐다고 해요.

‘마틸다’는 어린 소녀가 부모와 학교 교장의 부당함에 당당히 맞서, 자신의 힘으로 진정한 자아와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유쾌하고 따듯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빌리 엘리어트’와 마찬가지로 아역이 서사를 책임지며 이끌어나가는 작품으로 ‘마틸다’가 있습니다. 로알드 달(Roald Dahl)의 소설을 뮤지컬화 한 작품으로 영국의 대표적인 극단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가 ‘레미제라블’ 이후 25년 만에 탄생시킨 뮤지컬이죠. 똑똑하고 책 읽기 좋아하는 어린 소녀가 부모와 학교 교장의 부당함에 당당히 맞서, 자신의 힘으로 진정한 자아와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유쾌하고 따듯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임하윤·최은영·진연우·하신비(왼쪽부터)는 지난해 9월부터 7개월간 3차에 걸친 오디션 과정 동안 225대 1의 경쟁률을 넘고 마틸다 역에 발탁됐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8년 최초로 첫선을 보였고, 17만 관객을 동원하며 큰 사랑을 받았죠. 주인공 마틸다를 포함해 아역배우만 20명이 출연하는데요. 2018년 초연 이후 4년 만에 재공연되는 ‘마틸다’에 약 900명의 아이들이 배역을 특정하지 않고 지원했고, 지난해 9월부터 7개월간 3차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20명의 아역배우들이 선발됐습니다. 마틸다 역에 발탁된 임하윤(9)·진연우(11)·최은영(10)·하신비(9)는 225대 1의 경쟁률을 넘은 셈이죠. 마틸다뿐 아니라 같은 반 친구 브루스·라벤더·토미·앨리스·나이젤·아만다·에릭 등의 존재감도 고르게 부각됩니다. 소년중앙 나다움 학생기자도 토미 역에 뽑혀 무대 위를 뛰어다니고 있죠.


‘마틸다’ 프레스콜 현장을 가다


4년 만에 돌아온 ‘마틸다’는 지난 6월 27일 아역배우들의 연습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연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5주간의 대본과 음악, 안무를 먼저 습득한 아역배우들은 8월 1일부터 전체 성인 배우들을 만나 따로 또 같이 연습하며 하나의 그림을 맞춰가는 과정을 거쳤어요. 9월 10일부터 공연장 무대 위에서 5주간의 연습까지 총 15주 동안 진행된 연습을 통해 이들은 극을 빛내는 존재로 탄생할 수 있었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마틸다’ 프레스콜을 관람하고, 마틸다 배우들을 만나 아역배우의 활약상에 대해 살펴봤다.
평소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는 문시윤 학생모델은 친구가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해요. ‘마틸다’ 오디션에 도전했지만 아깝게 떨어졌다고 했죠. 성악과 발레를 배우고 평소 뮤지컬 보는 것을 좋아하는 홍승현 학생모델은 커서 뮤지컬 배우가 되어 ‘지킬 앤 하이드’의 지킬,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 역을 맡고 싶다고 밝혔어요. 뮤지컬에 관심이 많은 문시윤‧홍승현 학생모델이 ‘마틸다’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프레스콜에 참여하고, 마틸다 배우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 구로구 대성 디큐브아트센터를 찾았습니다.

프레스콜은 취재진 앞에서 뮤지컬이나 연극의 주요 장면을 보여 주며 공연을 소개하고 출연 배우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행사예요. 먼저 주요 장면 시연이 있었습니다. 오프닝 무대 ‘미라클(Miracle)’에서는 배우 진연우가 미세스 웜우드 역을 맡은 강웅곤에 밀리지 않는 성량과 카리스마를 보여줬죠. ‘노티(Naughty)’는 부모님인 웜우드 부부에게 구박받던 마틸다가 속상해 우는 대신 옳지 않은 상황에 당당히 맞서겠다는 다짐을 하며 부르는 대표 넘버입니다. 하신비가 약간의 똘끼로 무장한 마틸다의 모습을 완벽히 소화해냈어요.

‘Library 1’ 무대에서는 이야기 만드는 걸 좋아하는 마틸다가 탈출 마술사와 공중 곡예사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이야기 만드는 걸 좋아하는 마틸다가 도서관 사서 펠프스 선생님에게 탈출 마술사와 공중 곡예사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주는 ‘라이브러리 1(Library 1)’은 최은영이 맡아 특유의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얘기를 전달했죠. 임하윤은 체육시간에 벌어지는 장면으로 트런치불 교장 선생님에게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분노를 폭발하며 부르는 ‘콰이어트(Quiet)’를 멋지게 선보였습니다.

공중그네를 타며 어른이 되는 상상을 하는 ‘When I grow up’은 ‘마틸다’의 대표적인 신. 아역 앙상블들이 극의 한 축이 되어 무대를 장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틸다’의 ‘Revolting Children’ 무대는 아역배우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역동적인 안무가 돋보인다. 맨 앞줄 가운데에서 활약하고 있는 나다움 학생기자.

아역 앙상블이 유독 눈에 띄는 무대도 있었어요. 공중그네를 타며 어른이 되는 상상을 하는 ‘웬 아이 그로우 업(When I grow up)’은 작품의 대표적인 신이죠. 마틸다의 학교 친구들이 트런치불 교장에 맞서는 ‘리볼팅 칠드런(Revolting Children)’에서는 아역배우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역동적인 안무가 돋보입니다. 두 무대에서는 나다움 학생기자가 활약해줬는데요. 몸을 거칠게 흔들고, 쿵쿵 발을 구르며 소리를 내지르는 모습에 저절로 환호성이 나왔습니다.

주요 장면 시연이 끝난 후 마틸다 역 임하윤·진연우·최은영·하신비를 비롯해 최재림·장지후·방진의·박혜미·최정원·강웅곤·서만석·차정현 등이 참석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어요. 초연부터 함께한 방진의는 아역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 “성인배우와 연기할 때는 물론 약속된 것 안에서 하지만 라이브를 하기 때문에 감정의 크기를 조절하기도 하는데, 아역배우와 할 때는 아이들이 놀랄 수 있기 때문에 연습한 걸 최대한 지키려고 한다”며 노하우를 밝혔습니다.

최정원은 “네 명의 마틸다는 모두 색깔이 다르다. 오래 연습했지만, 무대에서 한 명 한 명을 만날 때마다 저도 반응이 달라진다. 몸의 기관들이 하나하나 살아나며, 이 친구들 덕분에 발전하는 느낌을 받는다. 굉장히 자극제가 된다”고 덧붙였죠. 배역을 소화할 수 있는 나이가 한정적이다 보니 이번 마틸다 4인을 다음 ‘마틸다’ 공연에서 볼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최정원도 이 점을 강조했는데요. “네 명의 마틸다는 이번 공연이 지나면 다음 ‘마틸다’에서는 다시 못 볼 친구들” 이라며 “내년 2월에 끝나니 놓치지 마세요. 초연 때 마틸다 역을 맡은 아역배우들이 공연을 보러 왔는데, 성장한 모습을 보니 감동적이었어요. 이번 마틸다 역을 맡은 아역배우들도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가 된다”고 애정을 드러냈죠.


4인 4색 마틸다의 매력에 빠지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마틸다 역의 임하윤·진연우·최은영·하신비를 만나 무대 위에서 활약하고 있는 소감과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나다움 학생기자도 인터뷰어로 함께 참여했죠.
네 명의 소녀는 지난해 9월부터 7개월간 3차에 걸친 오디션 과정 동안 225대 1의 경쟁률을 넘고 마틸다 역에 발탁됐다.
마틸다 역을 맡은 네 명의 배우가 소중 학생기자단을 만나 마틸다 특유의 시그니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시윤 마틸다로 첫 무대에 오른 순간 기분이 어땠는 지 소감을 말해주세요.

하윤 너무 설레고 신이 났어요. 신기하게도 첫 공연은 안 떨렸고, 두 번째 공연이 더 떨렸는데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그랬던 것 같아요.
연우 첫 공연 전까지 정말 떨렸어요. 무대가 끝난 후 커튼콜에서 마틸다가 당당하게 걸어 나오는데, 그때 많은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쳐줘서 눈물이 날 것 같았죠.
은영 공연 한 시간 전까진 안 떨렸는데, 막상 무대에 오르니까 떨렸어요. 책을 잡고 있는 손이 떨릴 정도였죠. 그런데 1막 끝부분엔 발음도 부드러워지고 좀 더 자신감이 생겼어요.
신비 시작할 땐 떨렸지만, ‘미라클’ 넘버를 하고 일어났을 땐 그 기분이 사라졌어요. 이후 공연을 끝까지 떨지 않고 잘해낸 것 같아요.

승현 마틸다는 어떤 아이인가요. 자신과 비슷한 점이 있나요.
은영 좀 당찬 아이면서 ‘내 손으로 세상을 바꿔야지 그냥 어른들이 하라는 대로 하면 그거는 내 삶이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는 아이인 거 같아요. 마틸다가 이야기를 만들어서 들려주는 걸 좋아하는데 저도 이야기를 만들어서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거나 들려주는 걸 좋아해요.
하윤 마틸다는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판단할 수 있는 아이고 어른스러운 아이죠. 저도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판단할 수 있고 이야기를 만드는 걸 좋아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마틸다 역의 네 배우를 만나 무대 위에서 활약하 고 있는 소감과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움 ‘마틸다’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과 곡은 무엇인가요.
연우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맨 마지막에 허니 선생님과 마틸다가 끌어안는 장면. 분위기가 따뜻해요, 또 ‘노티’는 마틸다가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는 노래라 좋아하죠.
은영 마틸다가 나오는 장면은 다 좋아서 성인배우들이 하는 장면 중에 하나를 고르자면 ‘라우드(Loud)’를 꼽고 싶어요. 다 나오셔서 춤추는 데 저도 모르게 춤추게 되는 장면인 것 같아요. 2막 처음에 나오는 ‘텔리(Telly)’도 멜로디가 너무 좋아요.
하윤 저도 마지막 신이요. 허니 선생님과 마틸다가 서로 만나게 돼서 화목하고 좋아요. 노래는 ‘노티’가 좋은데 마틸다라는 아이를 보여주는 곡 같아요.
신비 마틸다가 부르는 ‘노티’ 장면이 좋아요. 노티는 되게 신나고 감정 표현과 표정도 잘 지어야 하는데 그걸 표현하는 게 재밌어요.

뮤지컬 ‘마틸다’에서 마틸다 역으로 출연중인 진연우.

시윤 ‘마틸다’ 오디션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연우 ‘마틸다’ 영화를 재밌게 봐서 참여하게 됐어요. 오디션 내내 춤‧노래‧연기를 배우면서 재밌었던 것 같아요.
은영 원래 TV에 나오는 탤런트가 되고 싶었고, 평소 노래와 춤을 좋아했어요. 엄마가 노래‧ 춤‧연기를 다 할 수 있는 거는 뮤지컬이라고 해서 관심을 가졌고 맨 처음에 찾아본 게 마틸다였어요. 너무 재밌고 좋은 작품이라서 어떤 역할이든 합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오디션을 지원하게 됐어요.
하윤 처음에는 경험을 쌓아보자는 생각으로 지원했어요. 최종까지 오게 되고 이렇게 멋진 작품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뻐요.
신비 언니가 ‘빌리 엘리어트’라는 뮤지컬을 했는데 장면들이 끝날 때마다 관객들이 손뼉을 쳐줬어요. 저도 그 박수를 받아보고 싶어서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그때 마침 ‘마틸다’ 오디션이 떠서 오디션에 지원하게 됐어요.

뮤지컬 ‘마틸다’에서 마틸다 역으로 출연중인 임하윤.

다움 오디션에 최종적으로 뽑히고 연습을 시작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하윤 우선 마냥 기쁘고 뿌듯했죠. 근데 연습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커졌어요.
은영 오디션에 붙었을 때는 진짜 너무 기뻤고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죠. 연습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배우들을 만나는 게 재밌었고 제가 몰랐던 것들을 하나하나씩 배워가는 게 재밌었던 것 같아요.

뮤지컬 ‘마틸다’에서 마틸다 역으로 출연중인 하신비.

승현 얼마 전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를 봤는데 주연마다 대사와 연기 스타일이 다 다른 점이 흥미로웠어요. 다른 배우와 자신과의 다른 점이 있을까요.
신비 음...어려운데 다른 사람이 얘기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뮤지컬 ‘마틸다’에서 마틸다 역으로 출연중인 최은영.

다움 서로 얘기해주기로 할까요. 신비는 제일 막내니까 성인배우들과 키 차이가 많이 나잖아요. 그래서 마틸다의 외형적인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마틸다인 것 같아요.
은영 연우 언니는 맏언니로서 당당하고 눈빛이 강하며 누구를 지켜줄 것 같은 든든한 마틸다를 표현하는 것 같아요.
연우 은영이는 말할 때나 노래를 할 때나 발음이 정확하고 좋아요. 또박또박 말하죠.
신비 하윤 언니는 마틸다의 감정을 표정으로 자세하게 표현해요.

시윤 학교와 배우 생활 둘 다 하는 게 힘들지 않나요.
하윤 공연이 없는 날은 학교 가고 집에서 쉬다가 학원가거나 친구들이랑 놀아요. 무대에 오르는 날은 굉장히 바빠요. 저녁 공연이어도 일찍 와서 체크도 다 하고 연습도 하고 무대에 오르는데, 힘들 때도 있지만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려면 그 정도는 참아야죠.

(왼쪽부터 시계 방향) 홍승현 학생모델·뮤지컬 ‘마틸다’ 아역배우 최은영·문시윤 학생모델·‘마틸다’진연우·하신비·임하윤·나다움 학생기자.

승현 뮤지컬배우를 꿈꾸는 또래 친구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연우 뮤지컬배우를 하고 싶고 무대에서 즐길 수 있는 마음이 있으면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노래랑 춤, 연기를 미리 연습하면 기회가 더 빨리 오겠죠.
은영 저도 그랬듯이 뮤지컬에 대해서 찾아보고 많이 알면 좀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다움 앞으로의 꿈이 궁금합니다.
은영 뮤지컬을 계속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 역할은 ‘아이다’에서 암네리스를 하고 싶은데 그냥 작은 배역이라도 맡고 싶어요. 최대한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나중엔 작가가 되어 글도 한번 써보고 싶은데 그게 될지 모르겠어요.
연우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커서 ‘아이다’의 아이다, ‘마틸다’의 미세스 웜우드, ‘시카고’의 록시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나다움 학생기자의 뮤지컬 도전기


소중 학생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나다움 배우는 ‘마틸다’에서 토미 역할을 맡아 멋진 안무를 선보이며 무대를 화려하게 빛내고 있습니다. 이번이 첫 뮤지컬은 아니고, 2021~2022 시즌 ‘빌리 엘리어트’에서 빌리 절친 마이클 역으로 화려하게 뮤지컬 무대에 데뷔했죠. 네 살부터 여덟 살까지 인도에서 자라며 발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춤과 노래를 재밌어하고, 영화배우를 꿈꾸기도 했지만 뮤지컬을 접할 기회는 없었다고 해요. 한국에 온 후 춤도 배우고, 주의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탭댄스 학원에 다녔습니다. 배운 지 2주도 안 됐는데 선생님이 ‘빌리 엘리어트’ 오디션이 있다며 한번 해보라고 알려줘서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하게 됐죠.
2021~2022 시즌 ‘빌리 엘리어트’에서 빌리 절친 마이클 역으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 나다움(오른쪽) 학생기자.
긴 오디션과 트레이닝 과정이 전혀 힘들지 않았다고 해요. “너무 재밌고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은 것 같아서 행복했어요.” ‘빌리 엘리어트’의 마이클로 무대에 섰을 때는 한 회차 회차가 항상 떨리고 ‘나는 할 수 있다’는 마음을 품고서 임했다고 했죠. 무대에서 실수한 적도 있는데요. 무대 소품인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쳐서 깨트린 게 가장 기억난다고 했죠. 하지만 실수한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단단해질 수 있었던 것 같고 그걸 바탕으로 두 번 다시 실수하지 않게 좀 더 노력했다고 해요.

‘마틸다’는 두 번째 작품이라 많이 떨리진 않지만 발전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죠. 무엇보다 무대에 서는 게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고 합니다. 무대에 서면서 뮤지컬배우가 되고 싶다는 확고한 꿈이 생겼다고 해요. ‘마틸다’는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마음으로 본인이 원해서 오디션에 응했고 결국 붙어서 참여할 수 있게 된 거죠. 홍승현 학생모델이 뮤지컬의 요소 중 어떤 점이 가장 좋냐고 질문했는데요. 나다움 배우는 “연기를 가장 좋아해요. 다른 사람들에게 저의 감정을 전달하고 그 사람들이 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한다는 게 정말 좋은 것 같아요”라고 답했습니다.

뮤지컬 아역배우로 활동 중인 나다움 학생기자. 이번 취재에서는 기자와 취재원으로 참여했다.

공연이 있는 날은 학교를 아침에 갔다가 조퇴 후 공연장으로 가고, 공연이 끝난 후엔 야식을 먹고 과제나 못다 한 일을 한다고 해요. 바쁜 와중에 소년중앙 학생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는데요. “기자를 꿈꾸기도 했었고, 제가 원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며 취재할 수 있다는 것이 기자의 제일 큰 좋은 점이라고 생각해요. 학생기자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어요.”

문시윤 학생모델이 뮤지컬배우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부탁했죠. “자신의 꿈을 확실하게 정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친구들을 보면 매일 매일 꿈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어렵긴 하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행복한 것이 뭔지 찾아내면 아무리 힘들어도 참고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일이 쉽고 돈을 많이 벌어도 행복하지 않으면 고통스럽잖아요. 그래서 뮤지컬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노래‧춤 전체적으로 공부하고 연습하면 도움이 될 거예요. 오디션에 도전하고 싶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가기보다 관련 뮤지컬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알고 가는 게 낫겠죠.”

우연한 기회로 오디션에 도전했지만, 제 역할을 해내며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고 자신의 새로운 꿈을 찾았습니다. 성인배우로 잘 성장을 한다면 ‘마틸다’의 트런치불, ‘레미제라블’의 자베르, ‘하데스타운’의 하데스 등의 강한 캐릭터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죠. 나다움 배우가 꿈을 이루는 과정을 지켜보며 소년중앙도 응원하겠습니다.

■ 이지영 ‘마틸다’ 국내 협력 연출 인터뷰

「 아역배우가 주축이 되어 극을 이끌어가는 뮤지컬 ‘마틸다’의 이지영 연출에게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아역배우의 역할과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10대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들어봤습니다.

이지영 ‘마틸다’ 국내 협력 연출.

- 아역배우를 오디션하고 연습시킨 후 무대에 올리기까지 주의를 기울인 점, 캐스팅 기준이 있다면요.
마틸다 같은 경우에는 연기 경험 등을 다 차치하고 모두 평등한 상태에서 저희가 원하는 느낌이나 기발한 재치, 상상력을 가지고 있는 친구인가를 중점적으로 봤어요. 더불어 많은 분량의 대사를 소화해낼 수 있는 발음이나 발성이 훈련을 하면 좋아질 가능성이 있는지 잠재력을 보고 오디션 했죠. 한 극을 이끌어나가야 하는데 그것을 감당해낼 수 있는 정신력, 지구력이 있는지도 살펴봤어요. 사실 모든 아이들이 그 잠재력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지만 오디션 과정을 통해 이 친구는 집중력이 좀 없는 친구구나, 이 친구는 끈기가 좀 없구나, 학습하는 능력이 조금 없구나 이렇게 판단이 들거든요. 그런 기준으로 선발했습니다. 그걸 시작으로 사전 연습까지 포함한 4~5개월 정도 연습했고, 처음에는 열의도 많아 속도도 붙고 하는데 중간에 슬럼프가 오는 기간들을 어떻게 잘 이겨내는 것도 아이들한테는 큰 문제였었죠.

- 뮤지컬 무대에서 아역배우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영화나 드라마는 아역을 당연히 어린 친구들이 해내야 하지만 무대에서는 사실상 나이 있는 사람이 교복 입고 나와도 그거를 연극적인 연출로 봐주시기 때문에 용인됐었고, 아역배우의 존재 자체가 그렇게 크게 부각이 안 돼 있었다면 요즘 들어서 실제로 그 나이의 배우가 전할 수 있는 것들을 관객분들이 원하는 것 같아요. 그런 걸 할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지고 그런 극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요. 아역배우들이 수많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해냈을 때 객석에서 보면서 성인배우분들의 연기와는 다르게 또 다른 성취감이나 뿌듯함 같은 것도 느끼는 것 같아요. 그걸 통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돕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아역배우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러면서 아역배우의 연기에 기대감이 더 높아지고 있는데 저는 그게 상당히 좋아요. 아역배우들이 어린 나이기 때문에 어린 나이의 연기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관객분들이 그렇게 바라봐 주시는 게 큰 동기가 되고 그래서 더 많이 분발하며 아이들도 더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아역배우의 활약이 커지면서 이들의 보호·관리를 전담하는 스태프인 샤프롱이 필수적으로 고용되고 그 역할이 중요시 되고 있어요.
네, 반드시 필요하죠. 저희는 5명의 샤프롱이 있어요. 연출진들은 아역배우들을 성인배우와 똑같이 배우로서 존중하려 하지만 물리적으로는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보호를 해줘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다 챙길 여력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을 전담해서 주변 여건들을 케어해 주는 분이 계셔야지 아역배우들도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샤프롱분들이 모든 것들을 다 해주신다고 보면 돼요. 스케줄부터 컨디션 관리, 각자 지병 관리라고 해야 할까요. 누구는 아토피가 있고, 비염이 심하고, 알레르기가 있고 이런 것들도 체크하죠. 공연 의상의 어떤 섬유가 아토피를 유발하는 게 있다면 아토피 있는 친구가 할 때는 안에 어떤 내피를 덧대어서 입어야 한다든지 이런 것들을 다 샤프롱이 관리하죠.

- 뮤지컬을 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점점 늘고 있는데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우선 오디션의 경우엔 작품, 캐릭터에 따라 그 기준과 취향이 너무 다른 게 사실이에요. 근데 기본적으로는 노래를 잘 부를 수 있고, 발성 훈련을 많이 하면 도움이 되겠죠. 노래‧발성‧춤이 다 되어 있는 상태의 아역들 중에서는 집중력이나 몰입도가 조금 더 강한 친구한테 점수를 많이 주는 것 같아요. 또 뮤지컬 연기를 위한 훈련의 일환으로 발레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흔히 발레는 무용할 사람들만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발레야말로 기본적으로 무대 위에서 갖추어야 할 올바른 자세를 습득하기에 가장 좋은 훈련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롭고 다양한 움직임을 위한 신체훈련이 결국은 연기훈련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죠. 뮤지컬배우를 희망하는 10대라면 발레를 통해 일찌감치 자신의 몸을 파악하고 잘 사용하는 법을 훈련하는 것이 향후 배우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뮤지컬배우로서가 아닌 기자로서 마틸다들을 만날 수 있어서 이번 취재가 더욱 기대되었습니다. 엄청난 대사량을 소화하면서도 목소리가 쉬지 않고 또박또박 대사하는 마틸다들이 놀라웠는데요. ‘나중에 커서 하고 싶은 뮤지컬이나 역할’을 물었을 때 다양한 답변이 나온 게 신기하고 흥미로웠어요. 이번 인터뷰 기사가 뮤지컬배우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혹시 뮤지컬 오디션을 어디서 볼지 고민하고 있다면 그 뮤지컬을 운영하는 회사의 홈페이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꿈을 향해 한발 더 나아갈 수 있길 바라요. 뮤지컬 ‘마틸다’를 보는 것도 추천 드립니다! 나다움(Dulwich College Seoul 6) 학생기자

취재 전부터 뮤지컬 ‘마틸다’ 프레스콜을 보고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 설렜어요. 1대 마틸다 연습장면을 SBS ‘영재발굴단’ 프로그램에서 본 게 엊그제 같은데 2대 마틸다를 보게 되다니…배우들의 인터뷰까지 하게 된 것이 믿기지 않았죠. 시연 공연을 보고 2018년 초연 때보다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섬세한 감정 표현과 격렬하고 절도있는 춤이 정말 매력적이었죠. 마틸다가 좋아하는 책들과 알파벳들로 꾸며진 화려한 무대는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느낌이 들었어요. ‘마틸다’ 공연을 소중 독자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어요. 어른과 어린이 모두 즐겁고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멋진 공연이거든요. 이 공연을 통해 어른들은 동심의 세계로, 어린이들은 환상의 나라로 떠나보세요! 문시윤(서울 상명초 5) 학생모델

4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마틸다’의 프레스콜을 관람하고 마틸다 역을 맡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로알드 달 원작의 느낌을 정말 잘 살린 네 명의 배우들은 신기하게도 각자만의 개성과 매력이 넘쳤어요. 발음이 너무 또렷해서 대사전달이 잘되는 친구, 노래를 잘 불러서 무대를 압도하던 친구, 연기력이 뛰어나서 보는 내내 눈을 떼지 못하던 친구들이 ‘마틸다’ 이후 앞으로 어떻게 더 성장하게 될지도 기대가 됩니다. ‘마틸다’는 배우들도 훌륭하지만 무대도 굉장히 화려하고 역동적인 안무로 보는 내내 신났습니다. 열심히 노력한 배우 친구들이 마지막 공연까지 성황리에 마치길 간절히 응원할게요. 홍승현(경기도 불곡초 5) 학생모델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이상윤(오픈스튜디오)·신시컴퍼니, 동행취재=나다움(Dulwich College Seoul 6) 학생기자·문시윤(서울 상명초 5)·홍승현(경기도 불곡초 5)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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