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진흙탕으로 … ‘라스푸티차’ 현상에 우크라이나 발목 잡히나

황수미 2022. 10.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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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일대를 탈환한 데 이어 남부 헤르손 전선을 향해 빠르게 진격하던 우크라이나군이 가을비라는 복병을 만나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라스푸티차(Rasputitsa) 현상으로 남부 점령지인 헤르손 지역을 되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번엔 이 현상이 남부 점령지 헤르손 탈환을 앞둔 우크라이나군에게 복병으로 작용할 것으로 NYT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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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해빙, 가을 우기 영향 … 탱크·장갑차 빠지면 막대한 손실
나폴레옹 러시아 원정, 히틀러 러시아 공세 실패 원인 중 하나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리만에서 한 경찰관이 폐차된 러시아군 장갑차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일대를 탈환한 데 이어 남부 헤르손 전선을 향해 빠르게 진격하던 우크라이나군이 가을비라는 복병을 만나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라스푸티차(Rasputitsa) 현상으로 남부 점령지인 헤르손 지역을 되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라스푸티차는 매년 봄·가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일대에서 땅이 진흙탕으로 변해 통행에 불편을 끼치는 현상을 말한다. 봄철에는 한겨울 동안 얼었던 땅이 녹고, 가을철에는 우기가 시작돼 폭우가 내리면서 비포장 도로나 평원이 거대한 진흙탕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때 물러진 흙 때문에 승용차들의 통행이 어려워진다. 특히 전쟁에서는 탱크나 군용차량 등이 빠져 막대한 손실을 보게될 위험이 있다.

실제로 1812년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과 1941년 아돌프 히틀러의 러시아 공세가 모두 실패한 원인으로 라스푸티차가 꼽힌다. 당시 나폴레옹은 주력 부대인 포병대의 이동이 매우 느려져 진군속도가 제한되면서 식량 부족으로 패배하게 됐다. 또 나치 독일군은 탱크와 장갑차가 모두 진흙탕에 빠져 전투차량 대부분을 버리게 되면서 막대한 손실을 안고 모스크바 진격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러시아도 지난 봄 라스푸티차 현상에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지난 4월 돈바스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선언했던 러시아는 당시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만들어진 거대한 진흙뻘판으로 인해 진격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이 현상이 남부 점령지 헤르손 탈환을 앞둔 우크라이나군에게 복병으로 작용할 것으로 NYT는 전망했다. 가을을 맞아 쌀쌀하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모두가 진흙탕에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라스푸티차는 공세를 펴는 쪽에 보다 더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헤르손 지역은 농경지 사이로 관개수로가 이리저리 나 있는 탁 트인 평원이어서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측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큰 비 때문에 군사장비의 이동에 어려움이 초래되고 있다"며 "루한스크주 외의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헤르손을 둘러싼 양측의 기세는 팽팽하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가장 먼저 점령한 도시인 헤르손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과 크림반도를 육로로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헤르손에 이어 2014년 러시아에 강제병합된 크림반도까지 수복하겠다고 공언했고, 러시아는 최대 1000명가량의 병력을 추가 배치하는 등 방어선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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