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겨드랑이에 덩어리… '림프절 종대' 생기면 일단 감염내과로" [헬스조선 명의]
'림프절 종대 명의'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박윤선 교수
갑자기 목이나 겨드랑이에 덩어리가 튀어나온 것을 발견하면 매우 당황스럽다. 혹시 심각한 질환은 아닌지 걱정도 된다. 그러나 막상 진단받아보려하면, 어느 진료과를 가야할지조차 막막하다. 꽤 흔하지만, 잘 안 알려져 있는 림프절 종대. 대부분 감염에 의한 염증 질환이 원인이기 때문에 이럴 땐, 감염내과를 찾아가야 한다. 구체적으로 림프절 종대는 왜 생기는지, 특히 꼭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할 때는 언제인지 등을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박윤선 교수를 만나 물어봤다.
먼저 림프절에 대해 알아야 한다. 우리 몸에는 혈관 옆에 따라다니는 림프관이라는 게 있다. 영양분을 흡수하고, 노폐물을 운반하고, 외부에서 들어온 적을 인지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이 관들 중간중간에는 기착지가 있는데, 이게 림프절이다. 전신에 걸쳐 있지만 주로 겨드랑이, 목, 사타구니 등에 모여 있다. 이 림프절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덩어리져 부풀어 오르는 것을 림프절 종대라고 한다.
-림프절 종대가 생기면, 어느 과를 찾아 진단받아야 하는가?
어느 과를 가야 하나 고민하는 환자가 많다. 암을 앓은 이력이 있는 환자라면 전이나 재발일 수 있으므로, 암 치료를 담당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암을 앓은 적이 없었던 사람이 일상생활 중 혹은 건강검진으로 림프절 종대를 발견했다면 일단 감염내과를 방문하면 된다. 원인을 찾은 후 알맞은 과로 이전한다.
-림프절 종대는 왜 생기는가?
림프절 종대가 생기는 원인은 정말 다양한데, 약 90%가 염증이다. 림프절 자체에 염증이 생기기도 하지만, 보통 다른 조직에 염증이 생겨 이차적으로 림프절이 붓는다. 대표적인 원인 질환으로 감기가 있다. 감기에 걸리면 림프절 일종인 편도선이 부어 턱 밑, 목 등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이때 근육 밑에 있는 림프절이 커져 담에 걸렸다고 느끼기도 한다. 염색해 두피 염증이 생겼거나, 귀를 잘 못 뚫어서 귀에 염증이 생겼거나, 치아 치료를 잘못해서 잇몸에 염증이 생겼을 때도 주변부에 있는 림프절을 크게 만들 수 있다. 젊은 여성에겐 기쿠치 림프절염이라고 불리는 조직구 괴사성 림프절염이 원인일 때도 있다. 보통 온몸에 심한 근육통이 함께 온다.
비교적 위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종양은 만졌을 때 젤리빈처럼 말랑말랑하고 갸름하면서 길다. 다른 조직과 분리된 것처럼 느껴지고, 대체로 2cm를 넘지 않는다. 또 한 개의 림프절에만 국한된 경우가 많다. 위험할 소지가 큰 건 오히려 원형에 가깝고 밑에 조직과 들러붙어서 잘 안 움직인다. 마치 찰흙을 뭉쳐서 벽에다 던져놓은 것 같은 느낌. 이땐 조직 검사를 빨리해봐야 한다. 결핵이나 암일 수 있다.
-질환 원인에 따라 림프절 종대가 생기는 부위도 다른가?
다르다. 림프절 종대는 목에 가장 많이 생기는데, 목에서도 림프관이 흐르는 방향이 달라 원인에 따라 림프절 종대 발생 부위가 다르다. 귀밑, 아래턱 림프절에 생겼다면 상기도 감염, 목덜미나 귀 뒤쪽이라면 두피나 귀 염증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쇄골 쪽에 림프절 종대가 생겼다면 악성질환일 가능성이 크다.
림프절은 갑자기 커지면 더 아프다. 따라서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급성 림프절 종대가 생겼다면 훨씬 더 아프다. 오히려 결핵이나 암이 원인일 땐 천천히 커져, 환자가 적응해 별로 안 아파하는 경향이 있다.
바이러스성 질환과 기쿠치 림프절염은 치료제를 쓰지 않고 대증 요법으로도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2~4주가 지났는데도 크기가 그대로라면 진단받아봐야 한다. 림프절 자체에 염증이 생겨 곪았다면 병원을 찾아 배농해야 한다. 크기가 점점 커지고, 밤에 식은땀이 나거나 체중 감소 등 동반 증상이 있고, 만졌을 때 딱딱한 느낌이 나거나 갑자기 물렁물렁해졌다면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 암일 수 있다.
-병원을 찾으면, 진단은 어떻게 하는가?
림프절 종대를 유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를 물어보고, 종대를 만져봐 일차적으로 진단한다. 그중 당장 검사를 해야 하는 사람은 바로 혈액검사와 함께 초음파, CT, 세침흡인 검사 등을 진행한다. 이후 치료는 각 원인에 맞는 과에서 진행한다. 감염내과에서는 결핵과 여러 감염증을 치료한다.
-림프절 종대가 재발하기도 하는가?
고무풍선은 처음 불 때만 어렵다. 공기를 빼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긴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불면 늘어난 채로 있다. 림프절 종대도 똑같다. 근본적인 질환 치료로 림프절 종대가 나았어도 아예 생긴 적 없던 사람보단 나중에 또 생기기 쉽다. 생길 때마다 원인 질환은 다를 수 있다.
먼저 림프절 종대가 생겼다면 계속 건드리지 않는 게 좋다. 자꾸 만지면 적인 줄 알고 점점 커진다. 한 달에 한 번씩 하루만 새로 생긴 게 없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결핵성 림프절염을 앓고 계신 분들은 치료가 단기간에 끝난다고 생각하시면 안 된다. 전신감염이기 때문에 6개월에서 길면 2~3년까지도 약을 먹어야 한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약을 잘 먹어야 한다. 먹다 말다 하면 내성이 생겨 더 치료가 잘 안된다. 암 치료받는 분들도 어딘가 덩어리가 생겼다면 주치의에게 말해, 전이인지 원래도 있었는지 꼭 감별해야 한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현재 가천대 길병원에서 감염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정회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비상임감정위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전문평가위원,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박윤선 교수는 무엇보다 보이지 않는 병인 감염병에 관한 정확한 의료지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많은 환자가 초기에 병을 인지해, 적절하게 치료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쉽고 명확하게 질환을 잘 설명해주는 의사로 병원 내에서 잘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예방에 힘쓰고 우수한 진료를 한 공로로 지난해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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