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한국인 최고령 챔프’ 지은희 "앞으로도 계속 칠 것 같은데요"
통산 6승 중 30대 이후 4승 수확 ‘꾸준함의 대명사’
체력 훈련에 드로우 구질 연마 "시드 유지한다면 계속 뛴다"
[원주(강원)=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은퇴 생각은 없어요. 앞으로도 계속 칠 것 같은데요."
어느덧 한국 여자 골프의 ‘맏언니’가 된 지은희(36)의 말이다. 지은희는 지난 23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해 어린 후배들과 함께 경기를 펼쳤다.
그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 것 같냐’는 물음에 "아직 은퇴 생각은 안 한다. 우선 시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체력이 된다면 계속 투어를 뛸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지은희는 2007년 LPGA투어에 데뷔한 베테랑이다. 지난 5월 뱅크오브호프 매치플레이에서 통산 6승째를 수확했다. LPGA투어 한국인 최고령 우승(36세 17일)이다.
LPGA 6승중 4승을 30대에…"어린 선수들과 경쟁 힘들지 않아요"
사실 LPGA 무대에서 지은희의 기록은 평범하다. 올해 비거리 67위(259.15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78위(73.50%), 그린 적중률 98위(68.08%), 평균 퍼팅이 15위(29.31개)다. 퍼팅 순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에 대해서도 "그린을 자주 놓쳐서 어프로치로 홀에 가깝게 붙여서 그렇다"며 웃었다.
하지만 지은희는 꾸준함의 대명사다. 통산 6승 중 4승을 30대 이후에 달성했다. 그 비결에 대해선 "운이 좋았다"며 "즐겁게 치다보니 우승까지 하게 됐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어 "어린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다"면서 "지금 생각으로는 40세까지 선수로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어느덧 미국 무대에서 활약한지 16년째다. 2008년 웨그먼스LPGA에서 첫 우승, 2009년 US여자오픈에서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 이후 8년 동안 우승이 없다가 2017년 스윙잉스커츠에서 부활에 성공했다. "오랜 기간 우승이 없었지만 플레이가 형편없지는 않았다"는 지은희는 "너무 못해서 골프를 포기할 정도도 아니었다"며 "‘톱 10’에도 여러 차례 진입해 투어 카드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골프는 오래 쳐도 고칠게 많은 종목"
지은희는 아직도 스윙을 교정하고 있다. 페이드를 드로우로 바꾸는 작업이다. 한화 골프단에서 만났던 김상균 전 감독의 도움을 받아 변신을 시도했다. 드로우는 힘을 덜 쓰면서 많이 나가는 구질이다. "드로우 구질을 배운 뒤 거리가 늘면서 플레이가 수월해졌다"며 "저에겐 큰 모멘텀이 됐다"고 강조했다.
국내에 머물 때도 김상균 전 감독을 찾는다. 좀 더 완벽한 선수가 되기 위해서다. 대회가 끝난 뒤에도 스윙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있다. 잠시 방심하면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골프에 대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는 지은희는 "골프는 오래 쳐도 고칠 게 많은 것 같다"며 "계속해서 레슨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체력과 휴식 중요" 겨울에는 스키로 하체 근력 강화
지은희는 비시즌에 체력 만들기에 공을 들인다. 일주일에 4일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겨울철에는 스키를 통해 하체 근력을 강화한다.
선천적으로도 강철 체력을 타고났다. 수상스키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아버지 지영기(66) 가평군체육회장의 도움이 컸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수상스키를 탔다"는 그는 "하체, 코어, 팔을 모두 쓰는 전신운동이라서 도움이 됐다"며 "아버지 덕분에 강한 하체를 만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대회 때마다 트레이너와 동행한다. 현장에서 매일 몸 관리를 받는다. 나이가 들면서 연습량은 줄였다. 지은희는 "아프지 않은 게 제일 먼저"라고 했다. 대회 등판 횟수도 관리한다. 올해는 3월부터 시즌을 시작했다. 지은희는 고기를 즐긴다. 체력 보강을 위해서다. 또 영양제와 아미노산 음료,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도 챙겨 먹는다.
지은희는 한국 선수들의 기량을 높이 평가했다. 다만 20대 후반에 은퇴를 고려하는 짧은 수명에 대해선 아쉬워했다. 지은희는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훈련을 받아야 한다"면서 "체력 훈련과 보강 운동도 열심히 해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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