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건을 잡아라" PGA vs LIV 이번엔 신인 확보전
PGA, 대학선수 프로 진출 편의 제고 논의
[아시아경제 최태원 기자] “거절할 수 없는 기회를 얻었다. 평생에 한 번 지나가는 기차와 같은 기회다.”
이달 초 열린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6차전에서 우승한 에우헤니오 로페스 차카라(스페인)이 밝힌 소감이다. 2000년생으로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대 출신인 그는 아마추어 세계 랭킹 2위 출신의 기대주다. 그는 이 대회 개인전 우승으로만 400만 달러, 단체전 우승 상금으로 75만 달러 등 총 475만 달러(약 67억원)를 벌어들였다.
그런 그는 올해 프로로 전향하며 미 프로골프(PGA) 투어 대신 LIV 골프를 선택해 골프계를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선수 상당수가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이었던 LIV 골프에 실력 있는 '영 건(young gun)'이 합류한 것은 PGA 입장에서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세계 랭킹 2위 출신의 캐머런 스미스(호주)라는 톱 랭커를 빼앗긴 데 이어 젊은 선수의 유출 움직임까지 감지되자 PGA는 최근 대학 선수들에 대한 지원 확대를 꾀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타 플레이어 산실' 노리는 LIV
미국 대학 스포츠 협회(NCAA) 리그는 스타 플레이어들의 산실이다. 세계 랭킹 2위인 스코티 셰플러(미국), 4위 패트릭 캔틀레이(미국), 5위 존 람(스페인), 8위 저스틴 토머스(미국), 9위 콜린 모리카와(미국), 11위인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그리고 12위인 샘 번스(미국)가 모두 대학팀에서 한 시즌 이상 몸을 담았다.
그간 대부분의 NCAA 출신 선수들의 진로는 PGA투어나 DP 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 등 기존 양대 투어였다.
하지만 차카라의 사례에서 보듯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막대한 자금력을 등에 업은 LIV 골프의 돈 잔치는 어린 선수들에게 결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 되고 있다.
특히 시즌 중에는 장거리를 이동하며 정상급 선수들과 매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PGA투어와 달리 대회 수가 적으면서도 한 번만 우승해도 큰돈을 거머쥘 수 있는 LIV 골프는 젊은 선수들의 진로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골프계는 LIV 골프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계속해서 NCAA 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망한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구애 공세를 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재 경쟁 나서는 PGA
PGA투어 전문기자인 댄 래퍼포트는 지난 7월 한 기고문을 통해 ‘PGA투어는 마키아벨리즘적(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관점이 필요하다. 최고의 대학 선수들이라는 벌과 나비가 저절로 날아들 수 있도록 달콤한 꽃을 피워야 한다. 언제까지 선수의 충성심에 기대고 있어선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PGA투어 역시 젊은 신인들의 이탈을 막을 유인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하며 발 빠른 대응책을 마련하는 분위기다.
실제 최근 PGA는 대학 선수들에게 더 나은 프로 진출 접근성을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PGA 측이 밝힌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PGA투어 대학 최종 순위 1위 선수에게 PGA투어 임시 회원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임시 자격을 얻은 선수는 PGA 2부 투어인 콘페리 투어를 거칠 필요 없이 곧바로 PGA투어에 직행, 1년간 활동할 수 있다. 이 기간 일정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면 정식 회원자격을 부여한다. 현재는 콘페리 투어에서 포인트 상위 25위 안에 들어야 다음 시즌 PGA투어 출전권 획득이 가능했다.
둘째, PGA투어 진출을 위한 다양한 루트를 열어주는 방안이다. 대학 최우수상, 아마추어 우승, 커리어 최고 세계 아마추어 골프 랭킹 순위, PGA 투어 대회 성적 등에 포인트를 배정, 일정 기준을 넘기면 PGA투어 출전권을 부여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선수들은 NCAA 봄 시즌이 끝난 후 즉시 승격을 수락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이런 방안은 이달 초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열린 선수자문위원회(PAC) 회의에서 처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안들은 미국 조지아주 시아일랜드에서 열리는 PGA투어 RSM클래식 기간인 11월 14일 열리는 PAC 회의에서 승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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