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좁고 빽빽한 공간, 압력↑…전문가 "예방법 없어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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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일어난 핼러윈 압사 사고가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진 원인은 '압박성 질식'으로 지목된다.
5~6명의 성인이 지나갈 정도의 4m 내외의 좁은 폭과 45m 길이의 내리막길 공간에 수만명이 몰려 20~30분간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황은 압력의 규모를 최대한으로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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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인파 몰릴 땐 진출로 진입하지 않아야"
[아시아경제 변선진 기자]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일어난 핼러윈 압사 사고가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진 원인은 ‘압박성 질식’으로 지목된다. 5~6명의 성인이 지나갈 정도의 4m 내외의 좁은 폭과 45m 길이의 내리막길 공간에 수만명이 몰려 20~30분간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황은 압력의 규모를 최대한으로 키웠다. 인파가 붐비는 현장에서 압사사고를 예방하는 방안은 두 팔로 팔짱을 껴 가슴이 부풀어 오를 공간을 최대한 마련하는 방법이지만, 소방·응급 전문가들은 “이태원 참사에서는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좁은 공간엔 약간의 힘으로도 압력이 커져정창삼 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는 “좁은 공간에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 누르는 힘이 약해도 압력은 높아진다”고 밝혔다. 압력은 단위 면적당 수직으로 내리누르는 힘을 말한다. 면적이 작으면 힘이 약해도 압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몸무게 65㎏인 사람 100명이 한꺼번에 밀릴 때 압력이 최고 18t에 이른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사람으로 갇힌 인파가 사방에서 압박을 받는 탓에 폐가 팽창할 틈이 없었던 점도 문제로 꼽혔다. 정 교수는 “최소한의 공간도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산소 호흡을 위해 근육 소비가 커질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이 20~30분간 지속되면 피해가 불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 인파가 한 방향으로 이동을 했으면 피해가 작아졌을 가능성도 있지만 각자 방향이 모두 다른 탓에 정체가 됐다”며 “인파가 많은 곳에선 진출로를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리막길 공간 탓에 넘어질 때 발생하는 ‘도미노 효과’가 극대화 됐다는 분석도 있다. 송창영 광주대 방재안전학 교수는 “사고 장소가 경사진 곳이었는데 실제로 넘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넘어져 압력을 받는 상태와 동일한 효과가 나타났을 것”이라며 “사고 예측에 대비해 긴급 구조 인력·차량 등을 미리 배치하지 않은 이상 이태원 참사와 같은 상황에서 개인이 사고를 방지할 방법은 사실상 없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국가의 재난 안전은 선제적인 복지이자 행정”이라며 “한정된 공간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측을 했다면 시민·차량 동선 통제가 반드시 이뤄져야 했지만 그렇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사람 살리는 '골든 타임'…이태원 참사서는 지키기 어려웠다
압박성 질식의 골든타임은 3~4분에 불과해 심폐소생술(CPR)이 재빨리 이뤄져야 한다. 부상자의 반응을 확인한 뒤 의식이 없으면 고개를 뒤로 젖혀 기도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어 깍지를 낀 두 손의 손바닥으로 가슴 압박점을 찾아 5cm 깊이로 분당 100~120회 속도로 30번 누른 뒤 인공호흡을 2회 하는 순이다. 이를 구조대원이 올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
다만 현장에서는 빽빽이 차있는 인파로 소방·경찰 등 구조인력이 피해자를 꺼내기가 쉽지 않아 CPR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뇌사·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정지·호흡곤란 환자가 300명 이상 나오면서 응급처치가 가능한 구급대원의 인력도 턱없이 모자랐다.
정부 "이태원사고수습본부 구성해 신속히 사고 수습"보건복지부는 30일 밤 보도자료를 내고 “이태원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해 신속히 사고를 수습하고 부상자와 유가족을 대상으로 의료와 심리·장례 지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태원사고수습본부를 통해 1일 2회 이상 부상자 등 상황과 조치·지시사항을 보고하고, 대응인력을 구성해 24시간 빈틈없이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엔 중상자·경상자 맞춤형 의료지원, 사망자의 경우 원활한 장례지원, 국가트라우마센터 내 심리지원단 설치 등을 통한 심리지원이 포함됐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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