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리 10% 적금상품까지 출시… 제2금융권 고육책

김지훈 2022. 10. 31.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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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연 10%를 제공하는 적금상품까지 등장하는 등 제2금융권의 자금조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채권시장이 얼어붙는 가운데 제1금융권이 수신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며 자금 수요를 싹쓸이해가자 무리한 조건을 내걸어서라도 시중 자금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관악신용협동조합(신협)은 금리 연 10% 적금을 오전 6시부터 판매했다.

연 6%대 예금, 10%대 적금 등 고금리 상품은 고객 유치를 위한 저축은행권의 고육지책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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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금융권이 자금 빨아들이자
무리한 조건 내걸며 돈 확보 경쟁
500억원 한도로 연 10% 금리를 제공하는 서울 관악신협 특판 적금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지난 27일 오전 해당 영업점 앞에서 번호표를 받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온라인 한도 350억원은 오전 6시 판매 시작 6분 만에 완판됐다. 연합뉴스


금리 연 10%를 제공하는 적금상품까지 등장하는 등 제2금융권의 자금조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채권시장이 얼어붙는 가운데 제1금융권이 수신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며 자금 수요를 싹쓸이해가자 무리한 조건을 내걸어서라도 시중 자금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관악신용협동조합(신협)은 금리 연 10% 적금을 오전 6시부터 판매했다. 판매 시작 20분도 안 돼 한도가 소진돼 판매는 종료됐다. 청주행복신협은 오는 31일부터 연 8.1% 금리의 ‘e파란적금’을 판매한다. 연 6.5% 금리를 제공하는 OK저축은행 영업점에선 예금 가입을 위한 줄서기 경쟁도 벌어졌다.

시장에서는 제2금융권이 무리수를 둬서라도 여윳돈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저축은행은 최근 부실화 우려가 커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중심에 서 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받은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리스크 노출 금액) 규모는 10조8000억원에 달한다. PF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6월 말 1.2%에서 올해 1.8%로 높아졌다.


부실 사태가 터질 경우 이를 막을 ‘실탄’을 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쇼크로 단기자금 시장이 얼어붙어 우량 공공기관채 등을 제외하고는 수요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수신 영업의 경우에도 시중은행이 예금 금리를 5%에 육박하게 올리며 자금을 쓸어가고 있다. 연 6%대 예금, 10%대 적금 등 고금리 상품은 고객 유치를 위한 저축은행권의 고육지책이라는 얘기다.

이례적인 고금리 상품이 잇달아 출시되자 예금자들 사이에서는 공포 기류도 감지된다. 2011년 저축은행 7개가 영업정지돼 2000억원 이상 손실이 났던 ‘저축은행 사태’가 또 터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물론 1인당 원리금 합계 5000만원 이내 금액에 대해선 예금자보호제가 적용된다. 하지만 일단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진 금융기관에 묶인 돈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에 재테크 커뮤니티 등에서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 당시 정부 대응을 토대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법도 공유된다. 예보는 예금자보호대상 기관이 파산하면 원금 중 일부를 ‘가지급금’으로 산정해 영업정지 시점으로부터 3개월 내 우선 지급하고 있다. 2011년 당시에는 이 금액 한도가 원리금 5000만원 이하일 경우 2000만원, 이보다 많을 경우 5000만원이었다.

제2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10년 넘게 규제·감독이 강화된 만큼 꼼꼼한 검토를 거쳐 PF를 취급해 예전과 달리 위험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중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저축은행의 다중채무자 충당금 의무적립비율을 상향하는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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