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백기 든 애플 “아이폰 USB-C 도입”

김준엽 2022. 10. 31.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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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고집을 꺾고 충전단자 표준 규격 적용에 동참한다.

애플은 아이폰을 제외하면 아이패드, 맥북 등에서 USB-C 규격을 사용하고 있다.

USB-C 탑재를 의무화해도 애플이 당분간 라이트닝 단자를 유지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애플이 라이트닝 단자를 포기하지 않고 USB-C를 강제하는 일부 국가에만 별도 제품을 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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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적용할 지 여부 아직 몰라


애플이 고집을 꺾고 충전단자 표준 규격 적용에 동참한다. 아이폰과 갤럭시 스마트폰이 같은 USB-C 충전 케이블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사용자 편의성과 환경문제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애플 월드와이드 마케팅 수석부사장 그렉 조스위악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주최한 테크 라이브 컨퍼런스에 참석해 애플의 USB-C 도입을 확인했다. 그는 “애플은 현지 법률을 분명히 준수할 것이다.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고 미국 IT 매체 와이어드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거에도 충전단자 통일 논의는 있었다. 애플은 2012년 자체 규격인 ‘라이트닝’ 단자를 도입하며 대열에서 이탈했다. 애플은 액세서리 업체들로부터 라이트닝 단자 사용에 따른 로열티를 받는 등 자체 생태계 구축에 열을 올려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유럽연합(EU) 등에서 규격 통일을 강제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EU는 2024년부터 모든 스마트폰에 충전단자를 USB-C로 통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EU를 따라 USB-C로의 통일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국도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전자제품 충전단자를 USB-C로 통일하는 국가표준 제정을 추진 중이다.


USB-C 규격이 애플에 낯설지는 않다. 애플은 아이폰을 제외하면 아이패드, 맥북 등에서 USB-C 규격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아이패드 10세대에 USB-C를 채택하면서 아이패드 모든 라인업의 충전단자를 라이트닝이 아닌 USB-C로 바꿨다. USB-C를 적용한 아이폰은 빠르면 내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미 USB-C를 채택한 아이폰을 내부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SB-C 탑재를 의무화해도 애플이 당분간 라이트닝 단자를 유지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10년간 라이트닝 단자를 사용한 애플 생태계의 제품이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제품을 문제 없이 쓰려면 한동안 라이트닝 단자 관련 제품이 계속 나와야 한다. 게다가 애플의 경우 구형 아이폰 판매가 활발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출시한 아이폰11은 ‘2021년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순위에서 5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였다.

애플이 라이트닝 단자를 포기하지 않고 USB-C를 강제하는 일부 국가에만 별도 제품을 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IT매체 씨넷은 “애플이 유럽에만 USB-C를 적용할지 모든 시장에 적용할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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