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포커스] 시진핑 3기의 외교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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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시진핑 3기 체제가 사실상 완성됐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시진핑 1인 체제가 완료된 이후 중국 대외정책의 향방이다.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한 시진핑 3기 체제는 그동안 시 주석이 주창해 왔던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중국몽 실현을 향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강경하고 공세적 외교를 전개할 것이라는 예측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악화된 중국의 국가 이미지마저 시진핑 1인 체제 강화로 인해 더 나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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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시진핑 3기 체제가 사실상 완성됐다. 시진핑 총서기 3연임은 예상된 결과였다. 그럼에도 정치국 상무위원 6인이 모두 시진핑의 측근들로 구성되고 5년 후 후계 구도마저 불투명한 채로 사실상 시진핑 1인 체제가 구축된 것은 예상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시진핑 1인 체제가 완료된 이후 중국 대외정책의 향방이다.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한 시진핑 3기 체제는 그동안 시 주석이 주창해 왔던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중국몽 실현을 향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강경하고 공세적 외교를 전개할 것이라는 예측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시진핑 총서기의 20차 당 대회 업무보고에서도 공세적 정책 의지가 표출되기도 했다. 즉 2027년 건군 100주년을 겨냥해 국방 및 군 현대화를 조기에 달성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19차 당 대회 업무보고에서 언급됐던 ‘방어적 국방정책’이라는 표현도 사라지면서 공격적 국방정책으로의 전환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특히 대만에 대한 무력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개정된 공산당 당장(黨章)에 ‘대만 독립에 대한 단호한 반대’라는 내용도 새로 명시했다.
반면에 시진핑 1인 체제는 공고화됐을지 모르지만 국내외의 복합 도전에 직면해 있어 고비용의 공세적 외교를 지속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대외적으로 미국의 탈중국화를 향한 공세와 압박은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악화된 중국의 국가 이미지마저 시진핑 1인 체제 강화로 인해 더 나빠지고 있다. 경제 상황은 날로 악화되고 있고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국민 피로감도 커져 가고 있다. 당 대회를 앞두고 강력한 통제가 있는 상황에서도 매우 이례적으로 시진핑 체제에 대한 비판 대자보가 등장하는 등 내부 불만과 저항도 표출되고 있다.
중국이 직면한 이런 복잡한 현실은 당 대회 보고에서 안전(安全)이라는 단어가 무려 91회나 등장하고 있는 데서도 엿볼 수 있다. 권력 강화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공산당 체제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강한 통제와 사상 교육을 동원해 일시적으로 불만을 덮을 수 있겠지만 결국 장기집권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실질적인 성과가 절실하다. 공산당 집권의 중요한 정당성의 근거는 여전히 경제성장에 있다.
시 주석이 20차 당 대회 보고에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이라는 장기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고 그 실현에 강한 의지를 표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을 위해 첨단 기술의 자립과 자강, 과학기술 인재 양성, 민생 복지의 증진, 생태환경의 개선, 그리고 공동부유 달성 등 다양하고 복잡한 국내 과제와 목표를 나열했다.
시진핑 정부는 우선 경제 회복을 조속히 달성하고,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실현의 토대를 마련해 장기집권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중국 권력자들은 전통적으로 ‘내우외환(內憂外患)’에 기반한 특유의 위기 인식을 지니고 있다. 내우에 외환이 동반되면 권력 기반이 잠식되고 체제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역사의 교훈을 새기고 있다. 내정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주변 국제정세 관리를 통해 안정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경제성장이라는 성과를 단기간에 실현하는 것이 용이치 않을 경우 국제사회에 중국의 위상을 과시하거나 또는 외부의 적과 위기를 과장해 이를 기반으로 내부 결집력을 강화하는 대안이 모색될 수는 있다. 그러나 공세적 외교는 현실과 다른 국민의 기대치만 높이고 국제사회의 반중국 정서를 고조시켜 경제성장의 환경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동률(동덕여대 교수·중국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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