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타까운 이태원 참사, 안전 소홀함 없었는지 철저히 따져야

2022. 10. 31.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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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다.

이런 황당한 사고가 왜 발생했고, 사전에 안전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

이번 이태원 참사는 뚜렷한 행사도,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진행을 책임질 주최측도 없었다.

그렇기에 안전 사고의 위험성이 더욱 높았고, 작은 사고가 대형 참사로 비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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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모습. 연합뉴스


안타깝다. 토요일 밤 서울 시내에서 벌어진 어이없는 사고로 150여명이 숨졌다. 부상자 100여명 중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한 경우도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지 모른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희생자 대부분이 핼러윈 축제를 즐기러 거리로 나온 젊은이라는 점이다. 코로나19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잦아들면서 3년 만에 친구들과 즐거운 주말을 보내려 했는데 있어서는 안 되는 사고에 희생됐다. 갑작스러운 비보를 접한 유족들의 고통도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가 신속히 수습에 나선 것은 적절한 대응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새벽 대책회의를 주재한 뒤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슬픔을 가누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다음달 5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했다.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도 예정된 축제와 행사를 취소·연기하고 안전 점검에 나섰다. 정치권은 불필요한 정쟁을 자제하고 정부와 지자체의 사태 수습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모두 사태 수습에 힘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일단 사상자 수습·치료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300건이 넘는 실종신고가 접수된만큼 미성년자 등의 신원 파악에 주력해 현장의 혼란을 정리하는 게 급선무다. 주한 대사관과 긴밀히 협조해 이국땅에서 갑자기 사고를 당한 외국인에게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런 황당한 사고가 왜 발생했고, 사전에 안전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 이번 이태원 참사는 뚜렷한 행사도,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진행을 책임질 주최측도 없었다. 젊은이들 사이에 핼러윈에는 이태원에 모여 축제를 즐긴다는 문화가 확산됐을 뿐이다. 그렇기에 안전 사고의 위험성이 더욱 높았고, 작은 사고가 대형 참사로 비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많은 인파가 이태원 좁은 골목에 모일 것으로 예상됐는데도 사전에 통행·교통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게 그래서 더욱 아쉽다. 사고 발생 직후 구급대와 경찰의 현장 진입에 시간이 걸린 점도 되짚어야 한다. 인파가 몰리는 곳에서 압사 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불가항력적으로 희생자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 인파를 분산시키고 통행로를 확보하는 등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해결책도 없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려면 참사의 원인과 과정을 철저히 분석해 지자체와 경찰의 대비에 문제가 없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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