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율법에만 갇혔던 신앙, 주님과 내가 하나임을 깨닫고 처절한 고통서 벗어나
23살에 처음 교회에 나가며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에 감격하여 하나님을 위해 살겠다는 다짐을 했다. 어느 날, 책을 통해 중증장애인들의 비참한 삶을 보고 매월 후원금을 보내며 기도했다. 그러다 추운 겨울 날, 아침 일찍 그곳을 찾아갔다. 장애인들이 비닐하우스로 비바람만 가린 곳에서 목발과 휠체어에 의지하거나 업혀 나와 기쁘게 찬양하며 주일 예배를 드리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묵묵히 그들을 섬기는 분들을 보며 진지하게 나를 돌아보았다.
그러다 결단을 하고 아예 자원봉사자로 들어갔다. 대·소변을 받아 내고 목욕시키는 일이 무척 힘들었지만 그들과의 삶은 기쁘고 행복했다. 그러다 조금 전까지 함께 웃던 50대 남자분이 심장마비로 내 품에서 갑자기 사망했다. 허탈감에 빠진 상태로 가족들마저 외면한 장례식을 치르며 이들과 평생 함께하리라 마음먹었다. 그러다 본인도 중증장애인이면서 길거리 행상으로 많은 장애인들을 돌보는 원장님이 너무 귀하게 보여 6개월 교제 끝에 결혼을 결심했다. 이혼을 하고 아이들이 있는데다 나보다 15년 연상인 그를 가족들은 극렬히 반대했고 참다못한 오빠는 심한 매를 들며 나를 감금까지 했다. 결국 결혼식은 어머니의 대성통곡으로 얼룩졌다.
남편의 두 아이들까지 맡고, 연로하신 시부모님까지 모시고 와 신혼생활은 고사하고 정상적인 삶도 살 수 없었다. 게다가 소문을 들은 장애인, 치매노인, 알코올 중독자까지 모여들어 가족들은 계속 늘어나며 몸과 마음은 한계가 오고 영적 상태는 바닥이 드러났다. 남편은 갑작스럽게 유명세를 타며 장애인 식구들에 대한 초심을 잃어갔고, 폭언과 폭력을 일삼았다. 그것도 참을 수 있었지만 여자 문제와 끝없는 거짓말은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나보다 남편을 신뢰했고, 어느 새 나는 남편의 거짓말에 점점 고립되어갔다.
의지할 곳 없이 기도조차 할 수 없는 한계 상황에 이르렀지만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인내하고 있는데 적반하장으로 남편이 이혼을 요구했다. 기쁨도, 감사도 사라지고 불면증과 우울증까지 겹쳐 최악의 상태로 치닫던 새해 첫날, 차라리 금식하다 천국 갔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21일 금식기도를 작정하고 기도원에 갔다. 19일째 새벽, 주님께서 “나는 참 포도나무니 너는 나의 가지가 되어라.”는 말씀을 세 번 들려 주셨다. 지금보다 더 힘든 일이 있어도 예수님만 붙잡겠다며 의지를 드렸지만 내겐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이혼을 하고, 아이들만 데리고 빈 몸으로 집을 나와 아무도 만나지 않고 한 달간 방안에서만 지냈다.
그러다 입원한 어머니 간병을 위해 전주로 내려갔다. 거기서 남다르게 복음을 전하던 언니 한분을 만났다. 언니는 예수님은 역사적인 실존 인물이고, 아무리 예수님이 부활을 하지 않았다고 우겨도 부활은 역사적 사실이라고 했다. 십자가의 사랑에만 감격하던 내게 예수님의 제자들도 부활을 본 후에야 순교의 삶을 살았다는 언니의 말은 너무 새롭고도 충격적이었다.
그후, 언니를 따라 한마음교회 수련회에 참석했다. 첫날 저녁 예배에 목사님의 ‘동일시’란 말씀이 나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핍박하느냐.’는 말씀처럼 예수님은 성도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과 동일시 하셨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러분은 세상도 어쩌지 못하는 소중한 존재’라고 하실 때, 닫혔던 마음의 빗장들이 하나 둘씩 풀리며 폭포수 같은 눈물이 쏟아졌다. 이어 요한복음 15장의 포도나무와 가지 비유를 통해서 ‘연합’이라는 단어가 또 한 번 나를 경악하게 했다. 연합! 떼려야 뗄 수 없이 주님과 나는 완전한 하나! 동일시와 연합이란 두 단어가 낮은 내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놀라운 치유의 역사가 일어나며 처절한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흔들리던 내가 주인 되었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셨다. 부활의 확증으로 율법적 신앙에서 나는 완전히 벗어났다.
예수님과 연합된 신분으로 거듭났다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 아이들 네 명과 추운 겨울 날 가스비도 못 내서 떨어도, 전기가 단전되어도, 간장에 밥만 비벼 먹어도 감사했다. 나처럼 상처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에 바로 복음을 들고 나갔다. 이혼을 두 번 하고 자식도 없이 평생 고생하던 독거노인에게 복음을 전했는데 예수님을 영접한 후, 돌아가시기 이틀 전에 나를 찾았다. 두 손을 꼭 잡고 고맙고 사랑한다며 눈물을 흘리며 눈을 감았다. 가족이 없어 장례식을 치러드리고 ‘어머니, 천국에서 만나요.’ 하는데 눈물이 와락 났다.
지난해 알바를 할 때, 사장님이 낮부터 술에 취해 폭행을 일삼아 누구도 통제하지 못했다. 너무 힘들어 그만둘까 생각하는데 팀장이 예수님의 부활을 전했던 사람이 왜 현상만 보느냐며 함께 기도하자고 했다. 성령께서 “너는 편하고 쉬운 사람에게만 복음을 전하니? 고통당하고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저 영혼에게 복음을 전해주면 안 되겠니?” 하시는 것 같아 통곡으로 회개하고 새벽마다 부르짖으며 기도했다. 영혼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다시 회복되었다. 절대 변할 것 같지 않던 사장님도 성령의 도움으로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하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일어났다. 그 놀라운 은혜를 체험한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은혜 중의 은혜였다. 오늘도 나는 주님과 동행하며 힘들고 어려운 영혼들을 찾아 복음을 전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김웅영 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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