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 가능하신 분” 외침에 달려 나간 시민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다수의 시민들이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심폐소생술(CPR)에 나선 사연이 알려졌다.
사고 당시 구급차 주변에서 일부 시민들이 춤추고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샀지만 또 다른 많은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CPR에 나서는 모습으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현장에서 CPR에 동참한 시민들은 환자들이 실려 나오면 의식이 있는 환자와 없는 환자로 분류하고 CPR을 실시했다고 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남녀 시민들, 환자들 있는 곳으로 달려가
누리꾼들 “엄청난 용기” “시민 영웅들” 반응
지난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다수의 시민들이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심폐소생술(CPR)에 나선 사연이 알려졌다.
사고 당시 구급차 주변에서 일부 시민들이 춤추고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샀지만 또 다른 많은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CPR에 나서는 모습으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태원 사고 현장 주변 도로에서 시민 A씨가 다른 시민들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A씨는 “CPR 가능하신 분. 군대 다녀오신 남자 분들 중 CPR 할 줄 아시는 분. 여자분들 중에 간호사, 의사 분들”이라며 CPR이 가능한 시민들을 찾았다.
그는 “사람들이 부족한데 도와 달라”고 큰 목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그가 간절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20초 가량의 영상 속에서만 20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통제선을 넘어 CPR을 하기 위해 달려 나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통상 군대에서 CPR을 배우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SNS 등에서도 ‘도와달라는 소리를 듣고 뛰어나가 쉴 새 없이 CPR을 했다’ ‘무릎이 다 까지도록 CPR을 한 시민들도 있었다’ 등의 목격담이 올라왔다.
관련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CPR을 할 줄 알아도 선뜻 나서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대단하다” “저런 영웅들이 세상을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것 같다” “실제 상황이라면 무서워서 절대 나가지 못했을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당시 현장에서 사람들의 도움을 요청했던 시민 A씨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A씨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사건 현장에 11시30분 정도 도착했고 12시쯤부터 2시간 가량 심정지 환자들에 대한 CPR을 실시했다.
현장에서 CPR에 동참한 시민들은 환자들이 실려 나오면 의식이 있는 환자와 없는 환자로 분류하고 CPR을 실시했다고 한다.
한 환자에게 여러 시민들이 붙어 심폐소생술을 30분 가량 실시했는데 CPR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새로운 환자들이 계속 골목에서 나오는 상황이었다고 A씨는 전했다. 한 환자에게 계속 CPR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급박했다는 것이다.
맥박이 뛰거나 토사물이 나오는 환자들은 바로 구조대원들에게 인계했다.
시민들은 온기가 남아있는 사람의 의식을 되찾기 위해 지갑에서 이름을 확인한 후 이름을 부르거나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그만큼 한 명이라도 살리기 위한 절박한 상황이었다. 큰 길 뿐만 아니라 다른 골목에서도 CPR이 진행됐다고 한다.
A씨는 “제가 2시간 가량 7명 정도 CPR을 했는데 한 명도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사람들이 계속 실려서 나오고 있었다”고 울먹였다.
A씨는 또 “고민하다가 한 마디 한다. CPR을 하는데 옆에서 사진 찍으며 시시덕거리고 술 먹고 있던 그런 개념 없는 사람들은 정신 차려야 한다”며 “아무리 술에 취했어도 그런 짓을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A씨는 “현장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죄송함과 책임감을 느껴서 사실을 전하기 위해 영상을 제작하게 됐다. 영상은 1개월 후 삭제할 것”이라며 “다시는 대한민국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상민 행안부 장관 “우려할 정도 많은 인파 아니었다”
- 10만명 인파 예고에도… 무대책이 부른 ‘이태원의 참극’
- “빼내려 했지만 깔린 무게에 역부족” 흘러가버린 4분
- 손 덜덜 떨면서도… ‘침착’ 브리핑한 소방서장 [영상]
-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우려…“참혹 영상·사진 SNS 유포 안돼”
- [속보] ‘이태원 참사’ 사망자 2명 더 늘어 151명… 실종 신고 355건
- “뒤로! 뒤로!” 외쳤지만… 이태원 참사, 혼돈의 순간 [영상]
- 용인 에버랜드, 퍼레이드·불꽃쇼 등 핼러윈 축제 중단
- 尹, 이태원 참사에 “일어나선 안 될 비극…사고 수습이 국정 최우선”
- [속보] 이태원 참사 사망자 “여성 97명, 남성 54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