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 단풍놀이? 등산·하산 '스틱 쥐는 법' 다른 것 아시나요 [건강한 가족]
단풍 절정 시기를 맞아 전국 각지에서 삼삼오오 산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등산은 유산소·근력 운동 효과를 두루 누릴 수 있는 신체 활동이다. 멋진 풍광과 상쾌한 공기 덕에 기분 전환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도 좋다. 그러나 자칫 아무런 준비 없이 산에 올랐다가 낭패 보기 십상이다. 특히 산과 친숙하지 않은 초보자나 고령자라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현명한 가을 산행법을 따라 운동 효과는
늘리고 안전사고는 예방하자.
출발 전
등산은 대표적인 전신 운동이다. 기본적으로 심폐 기능과 근력 향상에 도움된다. 특히 허리 근육을 강화하고 척추를 바르게 고정하는 데 효과적이다. 정신적인 만족감을 얻어 스트레스나 우울감을 해소하는 데도 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이런 효과도 건강과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19~2021년 산악 사고는 총 3만2210건이다. 일반 조난 8021건, 실족·추락 7575건, 개인 질환 2798건, 탈진·탈수 1779건, 저체온증 145건 등이다. 등산 중 사고를 예방하려면 출발 전 본인 상태에 맞는 등산용품을 구비하는 게 기본이다.
필요한 물품을 담아 가는 배낭은 필수다. 비상식량이나 간단한 구급 약품, 여벌 옷을 넣어 간다. 배낭이 너무 무거우면 목과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도록 한다. 되도록 무게는 가볍게 하고 한쪽보단 양쪽 어깨끈이 달린 배낭을 멘다. 출발할 땐 무거운 물건은 가방 위쪽에 넣어 허리로 가는 압력을 줄이는 게 좋다. 산에서 내려올 땐 등 쪽으로 무거운 짐을 넣어 무게 중심을 잡아준다. 등산화는 기본적으로 신발 밑창이 단단하되 발이 닿는 면은 쿠션감이 충분한 것이 좋다. 신발 바닥은 높은 접지력과 마찰력으로 미끄럽지 않게 다리를 지탱해 주는 것을 고른다. 단시간 산행엔 목이 짧은 등산화도 괜찮지만, 산세가 험하고 오래 걸리는 곳에 갈 땐 바닥이 좀 더 단단하고 목 있는 등산화를 신어야 발의 피로도를 줄이고 발목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등산로는 아무리 잘 닦였어도 평지보다 불규칙하다. 등산로를 계속 오르내리면 관절 각도나 근육의 움직임이 커지고 긴장도가 올라간다. 특히 무릎은 산행 시 가장 다치기 쉬운 부위다. 강북삼성병원 정형외과 손동욱 교수는 “산에선 평지보다 체중의 3~7배 하중이 무릎에 실린다”며 “등산을 시작하기 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무릎관절을 이완하고, 특히 하산할 땐 무릎에 하중이 더 가해지므로 등산스틱을 사용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등산 중
산행은 아침 일찍 시작하고 해 지기 1~2시간 전에 마쳐야 한다. 일행 중 체력이 가장 약한 사람을 기준으로 등산 시간을 정한다. 초보자나 고령자, 기저질환자는 높은 산을 오르기보다 완만한 경사의 둘레길 걷기를 추천한다. 등산으로 운동 효과를 보려면 무리하기보다 ‘약간 힘들다’ ‘약간 숨차다’ 혹은 이보다 강도를 더 낮추는 것이 도움된다. 등산은 보통 몇 시간 동안 이어지기 때문에 체력을 등산할 때 40%, 하산할 때 30%로 배분하고 위급 상황을 대비해 30%는 비축해 두는 것이 좋다.
산에 오르기 전엔 손목·발목·허리·허벅지·종아리를 스트레칭해 부상을 예방한다. 등산 기술의 기초는 걷는 법이다. 오르막길에선 신발 바닥 전체를 지면에 닿도록 하고 무릎을 펴고 걸을 때 편안한 자세와 보폭으로 이동한다. 속도는 평지에서 걷는 속도의 절반 정도가 좋으며 초보자는 30분 걷고 5~10분 휴식한다. 이때 되도록 앉지 말고 서서 쉬는 습관을 갖는다.
등산은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무릎과 허리에 충격이 많이 전달돼 다치기 쉽다. 내리막길에선 보행법도 달리해야 하는 이유다. 발바닥을 지면에 가볍게 대고 무릎을 살짝 굽혀 관절에 충격을 덜 가도록 한 상태에서 사뿐사뿐 걷는다. 이때 보폭을 좀 더 작게 해 속도 조절을 안정적으로 하는 것이 도움된다. 등산스틱을 사용하면 균형을 잡아주고 미끄럼을 방지해 사고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평지에선 스틱의 끝을 전진하는 발의 뒤쪽보다 20~30㎝ 뒤에 짚고 밀어주는 동작을 통해 추진력을 얻는다. 오르막에선 스틱 두 개를 거의 같은 높이의 위쪽에 짚고 다리를 내디딘 뒤 팔을 접어 상체와 스틱을 가깝게 하면서 움직인다. 이런 순서로 올라가야 상체와 배낭의 무게를 다리와 팔에 분산시켜 무릎관절을 보호할 수 있다. 내리막에선 스틱을 조금 길게 잡고 손잡이 윗부분을 손바닥으로 누르면서 상체 무게를 스틱에 살짝 싣는다는 느낌으로 내려온다.
하산 후
등산 초보자가 하산해서 흔히 겪는 건 근육통이다. 허벅지·종아리·허리 근육에 피로 물질이 쌓여 짧게는 2~3일, 길게는 7일 이상 근육통이 지속한다. 이땐 무리하지 않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찜질을 하거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등산 숙련자도 안심할 수 없다. 발바닥을 싸고 있는 단단한 막인 족저근막이 과로해 생기는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하는 이가 많다. 족저근막염은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 쪽에 통증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강북삼성병원 재활의학과 이용택 교수는 “초기엔 보행량을 줄이고 소염진통제를 먹으면 쉽게 낫는다”며 “만성으로 이어진 경우 체외충격파 요법, 치료용 맞춤형 깔창·신발 등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 등산 단골 부상 '발목염좌' 대처 요령
「 평소 꾸준히 운동하지 않으면 관절·근육이 굳어 있기 마련이다. 그 와중에 무리한 산행을 할 경우 ‘발목을 뼜다’ ‘접질렸다’고 표현되는 발목염좌 부상을 흔히 겪는다. 발목염좌는 관절이 순간적으로 비틀리면서 근육·인대가 늘어나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산행 중 발목을 접질렸다면 ‘R.I.C.E. 요법’을 시행함으로써 회복을 앞당기고 추가 부상을 막자.
1단계: 안정(Rest)
손상 부위를 자극하지 않고 안정을 도모해 증상의 악화를 막는다. 통증이 심하고 지속할 경우 정확한 진단을 받기 전까지 손상 부위의 움직임을 막아주는 부목을 대는 것도 좋다.
2단계: 냉찜질(Ice)
부상 직후부터 72시간 이내에 1~2시간마다 얼음 주머니를 이용해 10~15분씩 냉찜질을 한다. 혈관이 수축해 손상 부위의 부기가 빠지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된다.
3단계: 압박(Compression)
출혈·부종이 억제되도록 탄력 붕대로 손상 부위를 감싸 신체 움직임을 최소화한다. 이때 피부 접촉면에 주름이 가지 않도록 하고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할 만큼 심한 압박은 피한다.
4단계: 거상(Elevation)
손상 부위를 심장 부위보다 높여주는 방법이다. 중력을 이용해 체액이 다친 부위로 몰리는 것을 막는 데 도움된다. 혈액이 순환하면서 혈관의 압력이 낮아져 부종 개선을 돕는다.
」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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