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앞둔 BTS 진, 지구 반대편서 솔로곡 깜짝 공개
“어두운 길을 비춰주는 저 은하수처럼/ 너는 나를 향해 빛나고 있었어/ 어둠 속에 찾은 단 하나의 빛/ 너에게 향하는 나의 길.”
연내 입대를 앞둔 방탄소년단(BTS) 진이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 첫 솔로곡 ‘디 애스트로넛(The Astronaut)’을 공개했다. 진은 28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리버 플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 콘서트 무대에 스페셜 게스트로 올랐다.
콜드플레이 리더 크리스 마틴은 “군 복무로 밴드를 떠나게 되니 팬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해줄 곡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6개월 전쯤 받았다”며 신곡을 “우리가 만든 최고 곡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이날 무대는 28·29일 75개국 3500개 이상 스크린을 통해 공개됐다.
콜드플레이와 BTS의 협업 곡은 지난해 9월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에 이어 두 번째다. 콜드플레이 9집 ‘뮤직오브 더 스피어스(Music Of The Spheres)’의 선공개 곡으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올랐다. 앨범 발매 당시 콜드플레이는 “우리 마음속 우주비행사를 찾는 여정”이라고 밝혔는데, 이번에는 본격적인 항해를 떠난 셈이다.
진은 언론 배포 영상에서 ‘디 애스트로넛’에 대해 “정처 없이 흘러가는 나, 꿈을 찾아주는 너 아미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다른 행성에서 온 내가 우주 공간을 떠돌다가 지구에 불시착해 남기로 결심한 내용을 담았다”고 뮤직비디오에 덧붙였다. 발매 첫날 70만장이 팔렸고, 97개 국가 및 지역 아이튠스 ‘톱 송 차트’ 1위에 올랐다.
이날 진은 팬 커뮤니티 위버스 라이브를 통해 입대 결심을 밝히기까지 우여곡절을 상세히 소개했다. 당초 2020년 11월 발매된 스페셜 앨범 ‘비(BE)’를 끝으로 입대할 생각이었으나, 석 달 전인 8월 발표한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빌보드 핫 100 1위에 처음 오르면서 계획이 바뀌었다고 했다.
진은 “‘다이너마이트’가 생각보다 너무 잘 돼서 다른 노래를 내보자고 했다. ‘버터’와 ‘퍼미션 투 댄스’까지 잘 돼 그 시기에는 안 가는 게 맞았던 것 같다”며 “콘서트는 하고 가야 하지 않겠냐고 해서 마쳤는데, 이번에는 그래미가 잡혀 있어 끝난 뒤 가려고 준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때문에 일정이 한 번 더 틀어졌다. 진은 “올봄이나 여름, 늦어도 가을에는 군대에 갔으면 좋겠다고 멤버들에게 이야기했다. 그런데 우리가 한국에서 함성 있는 제대로 된 공연을 하지 못했다며 멤버들이 나를 설득했다”고 밝혔다. 멤버끼리도 의견이 갈려 “추울 때 군대에 가면서 팬들에게 예의를 차릴지,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더운 날씨에 갈지 고민을 진짜 많이 했다”며 고 덧붙였다.
진은 “(이달 부산 공연이) 마지막이라고 밝혀 팬들이 슬퍼하는 공연을 원치 않았을 뿐인데, 발표가 늦어지다 보니 여기저기서 ‘안 가는 게 맞다’ ‘무조건 가야 한다’ 등 말이 많았다. 욕도 많이 먹었다. 억울한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BTS는 본격적으로 2막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지난 7월 솔로 앨범 ‘잭 인 더 박스(Jack In The Box)’를 발매한 제이홉을 시작으로, 멤버들의 솔로 작업이 속속 진행 중이다. 제이홉이 피처링한 크러쉬의 ‘러쉬 아워(Rush Hour)’, RM이 참여한 얼터너티브 그룹 바밍타이거의 ‘섹시느낌’, 정국이 함께 부른 찰리 푸스의 ‘레프트 앤 라이트(Left and Right)’ 등 협업 스펙트럼도 넓어졌다.
한국 조지메이슨대 이규탁 교수는 “2세대 아이돌은 유닛 혹은 솔로 활동을 병행한 경우가 많은데, 특정 멤버가 인기를 얻으면서 팀의 균형이 깨지고 불화가 생기기도 했다. 3세대로 넘어와 활동 기간도 길어지면서 그런 선례를 반면교사 삼아 팀으로서 정체성을 먼저 공고히 하는 경향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가수 외의 도전도 이어진다. RM은 장항준 영화감독과 함께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인간 잡학사전’ MC를 맡았다. 2015년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 이후 7년 만에 예능 고정출연이다. 진은 이영지의 유튜브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에 이어 SBS ‘런닝맨’에 출연하는 등 예능 나들이가 활발하다. 뷔는 박서준·박형식 등과 함께 지난 7월 JTBC 예능 ‘인더숲: 우정여행’을 선보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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