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최고장’은 무슨 뜻일까?

다음 중 ‘최고장’이 뜻하는 것은?

㉠으뜸상으로 주는 상장

㉡무엇을 재촉하는 문서

만약 최고장이 학교에서 날아온다면 ㉠과 같이 무슨 상을 주는가 보다 하고 반길 수도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최고’는 가장 높음 또는 으뜸이 되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고장은 학교에서 날아오지 않는다. 법원이나 행정기관 또는 은행 등에서 날아온다. 최고장은 ㉡과 같이 무엇을 재촉하거나 독촉하는 문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최고장은 상대방이 일정한 행위를 하도록 재촉하는 문서로, 의무이행과 권리행사에 관한 것이 있다고 한다. 최고장은 법률적인 효력을 갖는다.

어쨌거나 ‘최고장’은 일반인으로선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다. 일상에서 으뜸의 의미로 쓰는 ‘최고’는 한자가 ‘最高’다. 그러나 최고장은 ‘재촉할 최(催)’ 자에 ‘알릴 고(告)’ 자를 쓴다. 그래서 최고(催告)는 재촉해 알린다는 뜻이 된다.

이렇게 풀이를 해도 잘 다가오지 않는 것은 최고(催告)가 단순히 어려운 한자어를 넘어 일본식 한자어이기 때문이다. 일본을 통해 서양의 법체계를 받아들이면서 이 용어가 들어와 아직까지 쓰이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 의견이다.

법제처를 비롯해 법원 등 여러 정부기관이 어려운 법률 용어나 일본식 한자어를 쉬운 말로 바꾸는 노력을 하고 있으나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최고장’ 역시 자주 언급되는 부분이지만 아직도 그대로 쓰이고 있다. ‘최고’는 ‘재촉’이나 ‘독촉’이라는 쉬운 말로 바꿀 수 있으므로 ‘최고장’은 ‘재촉장’이나 ‘독촉장’이라고 하면 된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