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히잡 의문사 보도 여기자 2명 ‘미국 스파이’로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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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가 '히잡 의문사' 사건을 보도한 여기자 2명을 미국 스파이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와 정보부는 공동 성명을 통해 여성 언론인인 닐루파르 하메디(NH)와 엘라헤 모하마디(EM)를 미국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낙인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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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도 가능 … “본격적인 언론 탄압 시작” 우려 나와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이란 정부가 '히잡 의문사' 사건을 보도한 여기자 2명을 미국 스파이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와 정보부는 공동 성명을 통해 여성 언론인인 닐루파르 하메디(NH)와 엘라헤 모하마디(EM)를 미국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낙인찍었다. 이란 정보부는 이 두 여성이 "외국 언론의 주요 뉴스 출처"라며 "하메디가 기자로 가장하고 마흐사 아미니의 가족에게 접근해 아미니의 죽음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강요했다"고 비난했다. 또 IRGC와 정보부는 의문사 시위는 미국 CIA,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와 다른 서방 국가 정보기관들이 사전 계획한 작전이라고 주장했다.
하메디는 아미니가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구금 중 쓰러졌다는 사실을 최초로 보도한 기자다. 병원 침대에서 혼수상태에 빠진 아미니의 모습과 병원 복도에서 서로를 위로하는 아미니 가족의 사진이 보도되면서 전국적인 시위의 기폭제가 됐다. 모하마디는 아미니의 고향 사케즈에서 열린 장례식을 보도한 직후인 지난달 22일 체포됐다. 모하마디의 변호사는 보안군이 문을 부수고 들어와 휴대전화·노트북 등 모하마디의 개인 물품을 가져갔다고 전했다. 이들은 현재 악명높은 정치범 수용소인 에빈 교도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체포는 이란 언론인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공포로 다가왔다. 외국 정부를 위한 스파이 범죄는 이란에서 사형에 해당하는 중죄이기 때문이다. 이란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시위 발생 후 지금까지 40명 이상의 언론인이 구금됐다고 추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란의 한 언론인은 "그들은 우리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으며 나는 외국 특파원과의 모든 관계를 끊으라는 조언을 받았다"며 "해외에서 걸려 온 전화를 내 휴대전화로 받은 전화 기록이 있으면 친구라 하더라도 내게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뉴스 매체에서 일하는 또 다른 기자는 "체포된 두 기자를 간첩으로 규정하려는 움직임은 이란 언론에 대한 공격"이라며 "이제 그들은 이란에서 벌어지는 일이 해외로 전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언론인을 체포하고 심할 경우 간첩 혐의로 자국민을 처형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란에서는 지난달 16일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지 사흘 만에 숨진 후 6주 넘게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사망자도 최소 234명에 달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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