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도, 국왕도 COP27 불참 … 영국, 기후위기 대응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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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새 국왕 찰스 3세가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불참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총리실은 찰스 3세가 다음달 6~18일 이집트에서 열리는 COP27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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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낵 총리가 제동 걸어 … 총리실 “왕실과 의견차 없다”
[아시아경제 김성욱 기자] 영국의 새 국왕 찰스 3세가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불참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COP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최고의사결정기구로, 협약 가입국의 정상급 인사들이 모여 기후위기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영국은 지난해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의 주최국이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총리실은 찰스 3세가 다음달 6~18일 이집트에서 열리는 COP27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명한 환경론자인 찰스 3세는 지난 9월 국왕 즉위를 앞두고 참석 의사를 밝혔으나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다만 그 사이 리시 수낵 총리가 취임하면서 국왕의 COP27 참석이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수낵 총리 또한 국왕 참석에 대해 트러스와 같은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찰스 3세의 COP27 참석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의장국인 이집트는 앞서 찰스 3세의 참석의 무산되자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그의 총회 참석은 중차대한 시기에 기후행동의 가시성에 큰 가치를 더했을 것"이라며 "COP26 개최 이후 글로벌 기후 의제에 있어 영국의 후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길 희망한다"고 지적했다. 이집트는 최근에도 영국 왕실에 COP27 초청장을 다시 보내는 등 참석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특사도 “찰스 3세는 환경 문제의 챔피언”이라며 “그가 COP27 현장에 함께하면 아주 대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국왕의 '정치적 중립성'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느냐는 지적에 케리 특사는 "기후행동을 옹호하는 게 정치적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후문제는 전 세계에 널리 퍼진 실존적 문제이고, 찰스 3세의 리더십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낵 총리가 찰스 3세의 COP 참석에 제동을 걸면서 왕실과 총리실의 관계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더 타임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국왕은 COP27에 가고 싶어서 안달이 났었다”며 “정부의 결정에 국왕의 실망감이 아주 클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총리실은 “버킹엄궁과 내각 사이에 견해차는 없다”며 “왕실은 COP27에 관한 총리의 건의를 전폭적으로 수용했다”고 밝혔다.
영국 총리와 국왕이 모두 불참하게 되면서 영국이 기후문제에 미온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수낵 총리는 트러스의 대규모 감세안 수습 등 시급한 국내 업무 때문에 COP27에 불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은 지난 27일 "(다음달 17일) 가을 중기재정계획 발표 등 국내외 다른 시급한 업무에 집중할 예정으로, 이집트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에서는 대신 알록 샤르마 COP26 의장과 다른 장관들이 참석할 방침이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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