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역 앞 수북히 쌓인 국화꽃…밤까지 이어진 시민들의 추모 발걸음
수북히 쌓인 국화꽃. 사고 현장 근처인 이태원역에는 30일 밤에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8시 사고현장과 20m가량 떨어진 지하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임시 추모공간에서 시민들은 준비해온 국화꽃을 놓고 엄숙히 묵념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인근 주민은 물론, 일부러 먼 길을 찾아온 시민들은 초콜릿, 각종 주류를 놓기도 했다. 함께 눈물을 흘리며 슬픔을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태원 일대 일부 상가는 문 앞에 추모 문구를 써 붙이고 자체 휴무에 들어가기도 했다. 사고 현장인 좁은 골목 옆 해밀톤 호텔 벽엔 국화꽃과 ‘좋은 세상 가셔서 못다 한 꿈 이룩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종이가 붙어 있다.
30대 남성 김모씨는“희생된 사람들이 모두 또래가 아니냐”며 “코로나로 답답한 일상을 살다가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핼러윈이 낀 주말이라 오랜만에 즐기러 나왔을 텐데 예기치 못하게 불상사를 당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모(29)씨도“희생자분들과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추모를) 준비하고 나왔다. 절망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로 인해 사망 153명, 부상자 133명(중상 37명, 경상 96명) 등으로 총 28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선 소방당국은 전날(29일)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참사가 일어난 골목길과 클럽 주변을 세 차례에 걸쳐 현장 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현장 수습을 마무리한 뒤 오후부터 사건 경위와 이유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분석 대기 시간 없이 곧바로 증거 분석 절차에 돌입하는 ‘디지털증거 긴급분석’ 대상으로 지정하며 해밀톤 호텔 뒤쪽 골목길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와 시민들이 SNS에 올린 영상, 상인 등 목격자들의 말을 토대로 조사 중이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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