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고궁박물원 국보 세 점 왜 깨졌나 … 국민당, 정부 은폐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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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국립고궁박물원의 국보 세 점이 파손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대만 정부와 박물원이 파손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주 수석은 "국민당은 전쟁 중에도 수십만점에 달하는 유물을 고궁박물원까지 안전하게 수송해 보존했다"며 "유물들을 (중국 본토에서) 대만에 옮겨온 후 여태껏 발생하지 않았던 중대한 실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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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리룬 국민당 주석 “민진당 정부, 폭로 없었다면 진상 은폐했을 것”
[아시아경제 김성욱 기자] 대만 국립고궁박물원의 국보 세 점이 파손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대만 정부와 박물원이 파손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고궁박물원은 국공내전 시기인 1948년 장제스의 명령으로 중국 본토의 고궁(자금성)에 있던 유물 대부분을 대만으로 옮겨와 개관한 박물관이다.
30일(현지시간)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에 따르면 천이신 국민당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지난 28일 입법원(국회) 발언을 통해 고궁박물원에서 청나라와 명나라 시절 도자기 3점이 파손됐다고 폭로했다. 파손 유물 세 점의 가치는 25억 대만달러(약 1100억원)에 달한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고궁박물원 측은 파손 유물 사진을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다. 우미차 고궁박물원 원장은 은폐 의혹을 부인하며 해당 유물들이 '미공개 상태'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파손된 3점의 도자기 가운데 2점은 자연적 파손으로 추정된다"며 "지난해 2월 3일과 올해 4월 7일 박물원 직원이 유물을 정리하다가 깨진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파손된 유물 한 점은 명나라 홍치제 때 그릇이었으며, 나머지 한 점은 청나라 강희제 때 그릇이었다. 우 원장은 직원들이 처음 깨져 있는 것을 발견한 후 인위적 파손 여부를 조사했다고 해명했다. 홍치제 때 그릇은 현재 복원 중이며, 강희제 때 그릇도 복원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유물 한 점은 청나라 건륭제 때 접시였다. 해당 접시는 인위적인 실수에 의한 것으로 파악돼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이 지난 5월 19일 보관대 정리를 하던 중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우 원장은 직원 징계 절차가 끝난 후 유물을 복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1야당인 국민당의 공세는 이어지고 있다. 주리룬 국민당 주석은 "천이신 위원의 폭로가 없었다면 민진당 정부가 언제까지 진상을 은폐하려 했느냐"며 말했다. 주 수석은 "국민당은 전쟁 중에도 수십만점에 달하는 유물을 고궁박물원까지 안전하게 수송해 보존했다"며 "유물들을 (중국 본토에서) 대만에 옮겨온 후 여태껏 발생하지 않았던 중대한 실수"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행정원이 조사 전문팀을 구성한 후 고궁 유물 보존상황 등을 조사해 책임과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마원진 국민당 입법위원도 입법원에서 쑤전창 행정원장(총리)에게 파손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쑤 원장은 “고궁박물관은 숨기지 않을 것”이라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책임을 묻고, 개혁이 필요하다면 개혁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파손 유물들이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았던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다만 우미차 고궁박물원 원장은 "유물에 대한 감정을 해야 하는데, 기술적이고 실질적인 문제가 있다"며 "보험료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고궁박물원은 또 자연적 파손으로 추정되는 두 점의 유물에 대한 조사보고서와 폐쇄회로(CC)TV 영상 캡처본을 입법원 문화교육위원회에 오는 31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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