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명 인파 예고에도… 무대책이 부른 ‘이태원의 참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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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 거리에서 하룻밤 새 150명 이상이 사망하는 최악의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삽시간에 몰린 인파로 사고 현장이 통제불능 상태가 되면서 손 쓸 겨를도 없이 참극이 빚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0일 오후 5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망자는 153명에 달한다.
용산소방서는 지난 28일부터 매일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3명씩 차례로 순찰에 나섰지만 정작 사고 발생 직전인 오후 10시에 활동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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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기준 사망자 153명
관계 당국·상인회 안전조치 안일
서울 이태원 거리에서 하룻밤 새 150명 이상이 사망하는 최악의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삽시간에 몰린 인파로 사고 현장이 통제불능 상태가 되면서 손 쓸 겨를도 없이 참극이 빚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3년 만의 ‘노마스크’ 핼러윈 행사가 가능해지면서 10만명 이상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관계 당국과 인근 상인회의 현장 관리 등 안전 조치가 안일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0일 오후 5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망자는 153명에 달한다. 사망자 대부분은 10∼20대 젊은이들로 파악된다. 외국인도 20명이었다. 부상자 중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숫자는 사고 발생 이후 계속 늘고 있다.
압사 위험성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경찰은 현장에 배치된 인력을 주로 마약 등 범죄 예방을 위해 활용했다. 앞서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27일 행사에 약 10만명의 인파가 모여들 것으로 보고 200명 이상의 경찰 현장 배치 방침을 밝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12 신고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해 형사들을 배치하고 교통 관리에 인력을 투입하는 등 복합적으로 대응했다”며 “대규모 안전 사고에 대해서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마약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집중 단속을 할 예정이었지만, 참사 사고 후에는 경력들이 사고 수습에 투입됐다.
현장 통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건 행사를 주관하는 주체가 별도로 없었던 상황 탓이 크다. 관계 기관들은 대책 회의를 열긴 했지만 관행적인 조치만 취했을 뿐 위험 상황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용산구청도 지난 27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시민 안전 등을 논의했지만 압사 사고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포함되지 않았다. 용산소방서는 지난 28일부터 매일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3명씩 차례로 순찰에 나섰지만 정작 사고 발생 직전인 오후 10시에 활동을 종료했다. 현장에 있던 차모씨는 “인파가 많은데도 길을 막거나 통제하는 게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태원 부근 도로에 사람과 차들이 한데 엉키면서 구조 작업도 지연됐다.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인원과 차량이 너무 많아서 한 번에 뚫고 들어가기 힘들었다”며 “비상 걸리자마자 출동했는데, 차량이 너무 많아 중간에 내려 걸어갔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용산구 등 행정당국이 긴급 상황에 대비해 교통 통제 대책 등을 강구했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인들도 낙상 사고 등 일부 안전 조치만 취했을 뿐 폭발적인 인파에 대비한 안전 대책은 세우지 못했다. 이태원관광특구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핼러윈인데다가 주말까지 끼어 있어서 폭발적인 인파가 예상됐다”며 “다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행사여서 따로 출입을 통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참사가 발생한 29일 서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이용객 수는 총 13만131명으로 집계됐다. 거리두기가 없었던 2019년 핼로윈 때 9만여명이 몰린 것과 비교하면 지하철 이용객 수 기준으로만 3만명 이상 늘었다.
사고 현장을 촬영한 각종 영상과 목격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참사는 경사가 심한 좁은 골목의 윗 부분에서 일부 시민들이 넘어지면서 경사를 따라 사람들이 줄줄이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는 오후 10시15분쯤 벌어졌다.
김판 양한주 김이현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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