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기자協 "재난보도, 신중해야…자극적 보도 시 징계 검토"

할로윈을 앞두고 이태원 일대에 대형 압사 참사가 발생한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다발이 놓여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29일 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보도에 대해 한국기자협회가 재난보도준칙을 지켜달라고 각 회원사 등 언론에 당부했다.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보도로 2차 피해를 우려해서다.

협회는 "참사 이후 언론은 앞다퉈 사건 현장을 찾아 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일부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와 확인되지 않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이 넘쳐나면서 수습 현장에 혼란을 주고 피해자·유가족에 2차 피해를 가하고 있다"며 "협회 임원과 전국 199개 지회에 협회 재난보도준칙을 일선 기자에게 전파해달라"고 요청했다.

재난보도 준칙은 재난상황을 전달하는 소식이 혼란이나 불안을 야기하지 않는 한편 재난을 수급하는 데 지장을 주거나 개인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침몰 참사를 계기로 언론인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었다. 정확하고 빨리 재난 정보를 제공하는 게 맞는지만, 자칫 보도 경쟁이 과열돼 추가 피해를 줄 가능성도 있어 준칙을 만들어 스스로 지키기로 해왔다.

협회는 "재난 사건의 경우 피해자와 가족의 충격이 매우 크기 때문에 생존자는 물론 유가족을 보호하는 데도 언론이 노력해야 한다"며 "최근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 준비하고 있는 ‘트라우마 예방을 위한 재난보도 가이드라인’도 활용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김동훈 기자협회 회장은 "온 국민이 큰 슬픔에 빠진 상황에서 언론은 이럴 때일수록 신중하고 정제된 보도를 해야 한다"며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를 하는 회원사에 대해서는 강력한 징계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