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승장] ‘유종의 미’ 김상식 감독 “울고 싶었고, 힘들었어요”
2022시즌을 마친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이 속내를 털어놨다.
전북은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2022 하나원큐 FA컵 결승 2차전에서 조규성의 멀티 골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울산시민축구단(K3리그), 수원 삼성, 울산 현대를 차례로 격파한 전북은 결승전에서 합계 스코어 5-3으로 서울을 누르고 FA컵 정상에 섰다.
경기 전날인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압사 사고가 벌어졌다. 사망자는 151명으로 집계된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어제저녁에 참사 기사를 접했다. (사상자들의) 가족과 친구들의 심정이 참담할 텐데 뭐라고 위로의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온 국민이 응원해야 할 것 같다. 하루빨리 진정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쉽지 않은 시즌이었다. ‘트레블(리그·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FA컵 우승)’을 외친 전북은 리그와 ACL 결과를 잡지 못했다. 김 감독은 “1년을 뒤돌아보면 힘든 시간이 많았다. 리그 초반에 3연패 했던 게 힘들었고, 이를 극복하지 못해 6연패(6회 연속 우승)를 이루지 못했다. ACL에서는 3번 연속 승부차기까지 갔다. 마지막에는 선수들에게 팬들께 웃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했다.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준 결과다. 홈에서 결과가 좋지 않아 감독으로 책임감이 많이 컸는데, 오늘 하루는 많은 팬들 앞에 승리로 FA컵 우승을 차지했다”고 평가했다.
‘주포’ 조규성은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나설 공산이 크다. 김 감독은 “(조규성이) 제대해서 팀에 합류한 후 에너지를 불어넣었기에 FA컵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조규성은 항상 성실했고, 노력과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발전했다. 전북에 힘이 됐고,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한국의) 16강 (진출)이 어렵다고 하는데, (조규성이) 오늘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면 16강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월드컵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규성은 피지컬적으로 발전했다. 상대가 하나, 둘 붙어도 이길 힘이 생겼다. 문전에서의 득점 위치를 찾아가는 것도 좋아졌다”며 엄지를 세웠다.
김 감독은 올 시즌 평가하면서 50점을 매겼다. 그는 “선수들이 6연패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실패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5연패를 했던 선수들의 영광이 실패라는 그림자에 감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발 물러섰다가 앞서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 된다. 선수들이 FA컵 우승으로 마음을 치료하고 자신감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결과를 얻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김 감독이다. 그는 “울고 싶었다. 힘들었다.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홈에서의 승률도 안 좋았다. 팬들에게 질타받아 힘들었다. 한 번씩 가족들을 경기장에 부르고 싶은데, 욕을 많이 먹어 부르지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전북은 FA컵 우승으로 9년 연속 공식 대회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김 감독은 “2013년에 은퇴하고, 2014년 후반기 때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팀이 꾸준히 우승하고 있다. 기쁘다. 항상 트로피 옆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는 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그러나 항상 부담감을 갖고 우승을 목표로 둬야 한다. 나, 선수들, 구단 직원들이 최선을 다해서 더 발전된 전북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전주=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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