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결승] "울고싶었습니다" 김상식 감독, FA컵 우승에도 "올 시즌 점수는 50점"

윤효용 기자 2022. 10. 3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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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식 감독(전북현대). 서형권 기자

[픗볼리스트=전주] 윤효용 기자= 김상식 전북현대 감독이 다사다난했던 한 시즌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30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전북이 서울에 3-1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던 전북은 합산 스코어 5-3으로 서울을 제압하고 통산 5회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리그 6연패에는 실패했지만 9시즌 연속 공식 대회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경기 후 김상식 감독은 이태원 핼로윈 참사에 대한 위로의 말을 남겼다. "어제 저녁에 참사를 접했다. 뭐라 위로의 말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침통했다. 10대, 20대 어린 친구들이 많았는데, 나도 부모로서 마음이 아프다. 하루 빨리 진정이 됐으면 좋겠다. 부상자도 많다는데 빨리 회복이 됐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워했다. 


부침이 많았던 시즌이다. 한 시즌 소감을 묻자 "1년을 되돌아보면 힘든 시간을 많이 보냈다. 리그 초반에 3연패했던 게 힘들었고 또 극복하지 못한 점, ACL가서 우리 선수들 너무 고생많았던 점, 연장승부 끝에 결승전에 못갔던 점들이 그렇다. 마지막에 선수들과 팬들과 같이 웃자고 말하고 나왔다. 열심히 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홈에서 승률이 좋지 않아 감독으로서 책임감이 컸다. 많은 팬들에게 우승을 드릴 수 있어 조금이나마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K리그1 득점왕에 이어 FA컵 MVP를 차지한 조규성에 대해서는 "조규성이 군에서 제대한 뒤 팀에 들어와서 정말 많은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FA컵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조규성은 가기 전부터 항상 성실했다. 군대 가서도 많은 노력과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발전했던 거 같다. 전북에 힘이 되고 12월에 있을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힘이 될 거 같다. 오늘 같은 퍼포먼스면 16강이 불가능하지도 않을 거 같다"고 칭찬했다. 


가장 발전한 점으로는 피지컬을 꼽았다. 김 감독은 "가기 전에는 FA컵 2골을 넣고 좋은 모습을 보였다. 지금은 피지컬적으로 발전했다. 상대가 한 명, 두 명 붙더라도 이길 수 있는 힘이 생긴 게 차이가 있다. 문전 앞에서 득점할 수 있는 위치가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올 시즌 점수를 묻자 "50점 정도 주고 싶다. 선수들이 6연패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실패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5연패를 했던 선수들의 영광이 실패라는 그림자에 감춰지지 않으면 좋겠다. 했다, 못했다의 차이다. 6연패를 못한 건 한 발 물러났다가 다시 최선을 다하면 된다. FA컵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동국을 비롯한 전북 레전드들이 전주성을 찾았다. 김 감독은 "동국이는 승리요정이 간다고 걱정말라고 하더라. 전북 레전드들, 좋은 선수들 등 팬들이 좋아할 선수들이 많이 찾았다"며 반겼다. 


한 시즌 동안 마음고생이 컸다. 김 감독은 "울고 싶었다. 솔직히 힘들었다. 기자분들도 3-0, 5-0 이겨도 잘했다고 안하시더라"며 웃은 뒤 "농담이다.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골도 많이 안나오고 승리도 따라오지 않아서 욕도 많이 먹었다. 한 번씩 경기장에 가족들을 부르고 싶어도 못부르는 게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9시즌 연속 트로피를 들어올린 순간에 모두 함께 했다. 김 감독은 "2013년에 은퇴를 하고 2014년도부터 코치 생활을 했다. 그 이후로 팀이 9회 연속 우승을 하고 있다. 기념사진을 찍은 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항상 부담감을 가지고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게 걱정되는 부분이다. 당연하다는 인식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데, 노력해서 더 발전하는 전북현대를 발전시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경기 중반 햄스트링을 붙잡으며 모두를 놀라게 한 김진수에 대해서는 "꾀병이 있다. 팀이 2번이고 월드컵이 1번이다. 너만 잘하면 우승이라고 말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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