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에 정국도 올스톱…여야 "정치활동 연기나 취소"

윤성민, 김은지 2022. 10. 30. 16: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5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로 정국(政局)도 멈췄다. 여야 모두 소속 의원들에게 정치 활동 중단을 당부하고, 사고 수습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모두 발언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자제했다. 대신 “사고수습과 사상자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메시지에만 집중했다. 정 위원장은 비공개 회의가 끝난 뒤 “전 당협, 지구당에 불요불급한 행사와 축제의 자제를 지시하고 언행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관련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비대위 회의 후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애도 기간에 동참해 유족들을 위로하고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당원들이 협조해달라는 (정 위원장의) 얘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다음 달 5일까지를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다. 그는 또 “(정 위원장이) '정쟁을 애도 기간 만에라도 서로 멈춰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 부분은 국민의힘만 해서는 될 일은 아닌 거 같고 더불어민주당도 동참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 관련 괴담 등으로 정쟁을 유발하지 않도록,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얘기가 오갔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관련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마치고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與, 의원들에게 “SNS 자제, 정치 구호성 현수막 철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소속 의원들에게 “모든 의원님은 일체의 지역구 활동을 포함한 모든 정치활동 및 체육 활동을 중단해주시기 바란다. 아울러 사고 수습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김석기 사무총장도 각 시·도당에 공문을 보내고 불필요한 공개 활동이나 사적 모임, SNS 글 게시를 자제할 것과 검은 리본 패용, 정치 구호성 현수막 즉시 철거 등 국가 애도 기간 중의 행동 수칙을 전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이던 ‘레고랜드 사태’ 관련 고위당정협의회도 취소했다. 양 대변인은 “사고수습에 최선을 다하는 데 역량을 모으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강원연구원 주최로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31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레고랜드 사태 관련 토론회도 열리지 않는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튼호텔 옆 골목의 한 상인이 30일 자신의 점포를 둘러본 뒤 나오고 있다. 김성룡 기자

국민의힘은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출범도 연기하기로 했다. 당초 조강특위는 다음 달 1일 출범해 첫 회의를 연 뒤, 전체의 약 4분의 1이 공석인 당협위원장 자리를 채우는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었다. 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전당대회를 준비하겠다는 게 정 위원장의 구상이었다. 하지만 당협위원장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친윤’(친 윤석열) 줄세우기, ‘이준석 라인 배제’ 등 정치적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어 이를 미룬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새 당대표를 뽑기 위한 전당대회도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 “사고 수습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고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은 다른 어떤 것을 다 제쳐놓고 정부의 사고 수습과 치유 위한 노력에 초당적으로 적극 협력하겠다”며 “지금은 사고 원인 규명, 재발 방지 대책 마련도 중요하지만, 수습과 피해 가족들의 치유와 위로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회의 결과와 관련해 “오늘 당내에선 전국위원장 선출을 위한 후보자 합동연설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선거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선거일도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가을철이라 당내에 지역별 축제성 행사들이 많았는데 다 취소하기로 했다”며 “곳곳의 정치 구호성 현수막들도 다 철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 회의를 마치고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며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당분간 불필요한 공개 활동이나 사적 모임은 자제하고 특히 음주나 취미 활동 등은 중단해달라”며 “우리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축제성 주관 행사의 전면 취소를 요청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의원님을 비롯한 소속 지방의원과 보좌진 등의 발언이나 SNS 글 게시 등에 매우 신중을 기하도록 관리해달라”고 덧붙였다.

여야는 다만, 사고 수습과 대책 마련을 위한 국회 일정은 중단 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